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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낙 ㅣ 형사 카낙 시리즈 1
모 말로 지음, 이수진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9월
평점 :

북유럽 스릴러 작가들의 작품이 어둡고 잔인한 특징이 있더군요. [카낙]은 북극곰이 산다는 그린란드를 배경으로 연쇄 살인범을 잡는 형사 카낙의 이야기를 다룬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라니 기대가 컸습니다.
사람들은 그린란드를 어떠한 반전도 이야기도 없는 꽁꽁 언 거대한 비석과도 같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죽었다. 그러니 적어도 하나의 이야기는 있을 것이다.
범죄가 있었다. 그러니 카낙은 하나 이상의 이야기를 찾아낼 것이다.p.19
야생동물에게 죽음의 위협을 느끼는 경우는 우리나라에선 흔하지 않지요. 그린란드도 마찬가지지만 확실히 공격성이 강한 맹수인 북극곰이 있어요.
중국인 용접공, 캐나다인 작업반장, 아이슬란드인 요리사가 북극곰의 공격패턴과 유사한 방식으로 살해되었어요. 카낙은 북극곰이 사람에게 길들여져 살해도구로 이용되었을 가능성을 조사합니다
당신을 약하다고 여기는 이들에겐 강하게 강하다고 믿는 이들에겐 약하게 대하라
세상의 모든 속담에는 한계와 예외가 있기 마련이라지만 지금까지 늘 잘 맞았다. p.73

"우리가 찾는 범인은 잠긴 문을 열 수 있고 동족보다 6배는 더 가볍고 두 발로 서서 똑바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민첩하고 조금 질긴 고기 조각에 이빨이 빠져버리는 곰이에요. 게다가 이제는 소포까지 보낼 수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죄송합니다만 제 생각에 그런 곰이 있다면 전 그걸 사람이라고 부를 겁니다." p.169

밀실 살인처럼 이 사건은 전혀 용의자를 짐작할 수 없어 더욱 미궁에 빠집니다. 카낙은 부모를 잃고 입양되어 성장했다 사건때문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구요. 백야속에서 길을 잃고 살해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그는 추위와 자신의 무력함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선조들의 땅에서 생을 마감할 일만 남았다는 아이러니, 그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p.432

이 책에는 그린란드의 정치적, 경제적, 역사적 이슈도 담고 있어요. 탐험가 피어리가 미국에 데려간 이누이트족 소년의 비극은 주인공 카낙의 정체성과 관련있어요. 이누이트족의 외국인 혐오, 오일 개발 등 복잡한 여건으로 사건 해결이 어려워져요.
카낙이 얼음에 갇힌 다리를 잃을 뻔하다 무사히 구조되는 방법은 약간 코믹하기도 해요. 카낙의 사색적인 성격은 철학적이기도 하구요. 깨끗하고 조용할 것 같은 그린란드에도 극한 환경을 포함해 싸워 이겨야할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더 흥미로워요. 개성강한 카낙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됩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