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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ㅣ 허밍버드 클래식 M 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윤도중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8월
평점 :

유명인을 따라 자살하는 걸 베르테르 효과라고 하더군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가 정말 사랑을 잃고 자살할 정도로 슬펐는지 그 이유를 알게되길 기대했습니다.
이 책은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남긴 글로 이뤄집니다. 날짜가 적힌걸로 봐선 편지라기보다 일기에 가까운 기분이에요. 젊은 베르테르는 로테를 만나 첫눈에 반합니다.
인생이 단지 한바탕 꿈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사람이 생각한 바일 테지만 그런 느낌이 항상 내 머릿속에서도 떠나지 않고 맴돈다.
우리를 가두고 있는 벽에 형형색색의 모양과 화려한 전망을 그려 넣는 형국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p.18
로테를 천사로 표현하고 그녀와 함께 춤추며 황홀해하지만 그녀에게 약혼한 사이나 다름없는 알베르트가 있다는 걸 알게됩니다. 무도회장에 오는 도중에 이미 들은 말이지만 로테를 알게된 후에는 완전히 새롭게 느껴져요.
나를 사랑한다! 그녀가 나를 사랑하고부터 내가 나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가 되었는지! 내가...너는 그런 것에 대한 감각이 있으니 너한테는 고백해도 될 것이다. 나 자신을 얼마나 숭배하게 되었는지! p.66
그는 로테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행복에 빠집니다. 그는 로테를 만나며 의기양양해하지만 알베르트가 돌아와요. 알베르트는 로테를 사랑하는 베르테르를 보고 승리감을 느끼고 그녀를 더 사랑하게 된듯 보여요. 억지로 밝은 척하는 그를 로테가 알아차리고 맙니다.
그는 알베르트와 자살에 대해 논쟁하고 자살을 나약함으로 보는 것에 분노해요. 베르테르는 격한 목소리로 반박합니다.
겉으로 들어나는 것에 현혹되지 마라. 폭군의 가혹한 폭정에 시달리던 백성이 참다못해 마침내 들고 일어나 압제의 쇠사슬을 끊어 버린다면 그것도 나약함이라고 할 테냐? p.83
로테가 알베르트와 결혼 후에도 베르테르는 그녀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못해요. 소설의 절반은 편저자의 관점과 삼인칭 시점에서 베르테르의 편지와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니다. 로테는 그의 마음을 알고 그를 밀어내고 그는 그녀에게 입맞춤 한 뒤 떠나가고 그 뒤 권총으로 자살해요.
"안녕, 로테! 영원히 안녕!"
이 눈을 뜨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정말 마지막입니다. 아, 이 눈은 이제 더는 태양을 보지 못할겁니다.p.215
로테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베르테르와 불륜관계가 될 생각은 없지만 친구처럼 곁에는 두고싶다는 마음을 드러내주네요. 어떻게 보면 이기적이고 베르테르의 심리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잘 파악한 걸로 보여요. 그가 지나치게 열정적이고 혼자 착각에 빠진 부분도 있지만 로테의 행동이 오해를 부풀릴 소지가 있는 느낌도 들어요. 당시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고전적인 삽화가 있어요.
뮤지컬 베르테르를 볼 사람은 미리 필독해두면 좋겠어요. 새롭게 번역된 버전이라 현대적이고 요즘 표현으로 잘 번역되어 있어서 읽기 편하고 좋아요. 문장이 뛰어나 이 책이 1774년에 나온 글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예요. 당시에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고 빌헬름 스타일이 유행하기도 했답니다. 명작은 시간이 흘러도 명작이라는 걸 깨닫게 하는 좋은 작품이에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