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정명섭 지음, 산호 그림 / 들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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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재밌다.


영혼없이 다른 사람을 따라 행동하는 자신이 가끔 좀비가 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는 한국형 좀비열풍을 잇는 좀비소설로 좀비 아포칼립스 이후 세계를 다룬다니 바이러스 공포를 겪는 우리에게 현실 공포를 느끼게할 소설로 기대되었습니다.


좀비 아포칼립스ZA 102년 지구를 떠났던 인간들이 다시 지구에 발을 내딛습니다. K-기준은 이전에 한반도로 불린 지대에 착륙하고 좀비가 출몰하여 그의 팀을 공격해요. 그는 생존자들의 도피처에서 일기장을 발견합니다.


일기에는 아칸소 독감이 유행하여 공항이 폐쇄되고 유튜브에도 의문의 동영상이 올라오고 사람들은 가게 약탈을 합니다. 누군가는 미국의 생화학 바이러스가 유출된거라고 해요. 현재 우리가 뉴스로 듣는 전염병 상황과 비슷해서 으스스해집니다.


사람들은 무리지어 요새를 만들어요. 리더 격인 조태준을 중심으로 밖에서 안에 뭐가 있는지 모르게 하고 6명의 남자에게 '나'의 지시를 받고 복종하게 합니다.


좀비가 사람들을 공격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후 정부는 계엄령 선포에 대해 언급합니다. 참모총장은 약탈 행위 시 즉각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군인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어제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과 인천, 온양에서 감염자들이 나타났다.P.109


감염된 아들을 내놓지 않으려는 아버지가 분신자살하고 슈퍼와 편은점 등에선 먹을 것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아수라장이 됩니다. 결국 정부에서 아칸소 독감이 좀비 바이러스라고 인정해요.

이제 영원히 이렇게 지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커졌다. 정범은 앞으로 다시는 밖으로 나가지 않겠다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P.127


폭주족들이 좀비를 공격하고 태준 일행도 처음으로 좀비를 목격해요. 밖에선 총성과 폭발음이 끊이지 않고 그들은 죽은 군인들의 무기를 가져오게 됩니다. 좀비 영화에서 탱크 화력이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이 책에서도 탱크, 전차와 로켓포가 사용되네요. 전투 장면의 묘사가 스릴넘치고 오싹해요. 아무리 화력이 대단해도 끊임없이 몰려드는 좀비에게 숫적 열세라 상황은 악화됩니다.


전차 뒤쪽에 있던 K-21장갑차 세 대가 방향을 틀어서 좀비 대열을 향해 뛰어들었다. 

나도 모르게 두 주먹에 힘이 불끈 들어가던 찰나였다. 후진하던 장갑차 한 대가 지하철 입구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장갑차의 무한 궤도가 헛도는 사이 좀비들이 벌레처럼 몰려들었다. 힘을 합쳐 밀자 그 큰 장갑차가 조금씩 지하철역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데 마치 개미지옥에 빠진 개미를 보는 기분이었다. P.151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지난 몇 달간 소설 속에서나 있을법한 일들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어떤 인간은 좀비가 되었고 어떤 인간은 짐승이 되었다. P.178


아기를 살려달라던 엄마가 아기를 게걸스럽게 뜯어먹는 비참한 모습에 절망합니다. 일행은 진희를 구하게 되고 모두 남자, 6명을 넘기면 안된다던 조건에 어긋나지만 받아들입니다. 좀비에게 잡혀 산채로 먹히는 정범을 죽이고 생존자가 있다는 평택으로 향해요.


참고문언 형식으로 ZA용어사전으로 좀비에 대한 설명을 해놓았어요. 좀비는 인위적인 조작과 실험을 거쳐 만들어졌다는 발생설과 오랜동안 인류와 공존했으나 갑작스럽게 인류를 몰살한다는 공존설이 있다고 해요. 어느쪽이 진실이든 인간과 좀비는 공존할 수 없습니다. 좀비는 당연히 육식을 하고 평균 보행속도는 인간과 비슷하지만 감염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인간은 불리합니다. 


일기를 쓴 '나'의 관점에서 좀비의 발생이후 치열한 싸움과 인간의 배신이 생생하게 그려져 정신없이 끝까지 읽었어요. 그 결말은 현실적이고 암담해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실감나고 잘 짜여진 스토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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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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