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이선희 옮김 / 해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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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맞이하는 방법.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간다는 비극 앞에 자신의 생각을 글로 담는 건 보통의 정신력으로는 무리입니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는 남편의 마지막을 지킨 저자가 남편에게 말하고 싶었던 말이나 듣고 싶었던 말 등을 담아냈다니 상실과 극복에 대한 이야기로 기대되었습니다. 


미소라는 시급이 높다는 이유로 장례식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해요. 사실 미소라에겐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느끼는 능력이 있어요. 영혼이 보이거나 기를 느끼기 때문에 장례식장에서 일하는 건 조금 망설여졌지만 애써 태연한 척 했어요. 


어느날 미소라는 분신자살한 남자의 유골 항아리를 두고 추모식을 하면서 추모식 담당자인 우루시바라의 친구인 사토미를 만나게 됩니다. 사토미는 고쇼지 절의 주지의 아들인 스님이에요. 사토미는 유골이 된 남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미소라는 그가 고인에 대해 유족에게 들었는지 물어요. 사토미는 "내 눈에는 여러 가지가 보이거든."하고 말합니다.


내가 태어나기 전날에 하늘나라에 갔다는 언니 이야기는 나와 할머니만의 비밀이 되었다. 

"네 곁엔 언니가 있단다"라는 할머니의 말은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계속 어린 소녀가 나오는 꿈을 꾸었다. 

할머니한테서 언니 이야기를 들은 순간 꿈에 나오는 소녀가 언니라고 확신했다.p.52


미소라는 장례식장에 온 임산부가 맡긴 가방을 받아들고 그녀가 고인이라는 걸 알게됩니다. 태어날 아이를 기다렸던 아내를 잃고 망연자실한 남편은 가방 속의 기저귀를 보고 아내와 아이가 함께 있을 거란 우루시바라의 말에 위로 받아요. 


미소라는 우루시바라의 호출로 그와 함께 고쇼지 절의 장례식에 갑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절에서 장례식인데도 미소라는 자신이 잘 해낼 수 있을지만 신경써요. 사토미의 말을 통해 미소라는 언니가 곁에 있다는 걸 알게됩니다. 


"녀석은 보지도 느끼지도 못해. 하지만 순간적으로 분위기를 파악한다고 할까? 내가 느낀 걸 나보다 훨씬 잘 이해해서 상대에게 전해주지. 그게 녀석의 재능이야."p.125


몸이 아팠던 어린 딸을 잃은 엄마의 슬픔이 딸을 떠나지 못하게 해요. 아이는 자신의 죽음을 모르고 병에서 해방되어 기뻐합니다. 

"우루시바라 씨 하늘나라는 정말로 있나요?"

"있다..고 생각해."

현실적인 이 남자가 하늘나라의 존재를 순순히 인정할 줄은 몰랐다

"하늘나라가 없으면 저 아이들이 갈 곳이 없잖아?"p.180 


남편을 잃은 작가가 쓴 글이라서 우울하거나 어두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와 달리 밝고 희망적입니다. 안타깝고 슬프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이 이겨내는 방법을 공감할 수 있어요. 장례식의 고인과 유족들의 사연, 그들의 감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야기예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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