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브라운
이인애 지음 / 좋은땅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꽃제비 출신 용병거쳐 트레저헌터로.


풀을 뜯어먹던 꽃제비 소녀가 결국 아사했다는 뉴스가 기억나네요. 살기위해서 꽃제비가 되어야하는 북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닥터 브라운]은 꽃제비 출신 유나의 보물찾기 모험을 그렸다니 기대되었습니다.  


유나는 베이루트 빈민가에서 검은 히잡을 쓴 아이 무함마드가 1달러 지폐에 엄마를 도와달라고 쓴 글자를 봅니다. 아이가 엄마를 구해달라고 애원하지만 유나는 아이에게 고아원에 가라며 보내줍니다. 

닥터 브라운은 20세기 초 보물찾기로 큰 돈을 벌었다는 의문의 인물이에요. 그의 정체를 아는 심부름꾼과 그 심부름꾼의 죽음에 대한 기사를 쓴 기자도 살해됩니다. 닥터 브라운의 생애나 재산 규모에 대해 알려진 건 거의 없지만 21세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보물을 찾고 있어요. 유나도 마찬가지구요.


유나의 엄마는 북한출신으로 본의 아니게 사람을 찔러 달아나다 한국 남자와 동거하고 임신해요. 후에 중국 공안에 잡혀 수용소로 끌려가 끔찍한 일을 겪지만 간신히 유나를 낳아요. 엄마가 두만강을 건너다 총에 맞아 죽은 후 유나는 외할머니와 살아요. 외할머니마저 세상을 뜬 후 유나는 꽃제비로 떠돌아요. 국경수비대에 잡혀 괴로운 일도 있어요. 낯선 사람들이 선의로 도와주나 싶었지만 알고보니 인신매매단이었고 학대하며 일을 시켰어요.


유나의 가슴속에서 무엇인가가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몇 번을 생각해도 억울했다.

적어도 내 미래는 내가 꿈꿀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누구의 조언이나 도움도 필요치 않았다. 그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었다. p.41 


유나는 돈을 훔쳐 탈주하고 대한민국 위조 여권과 가짜 신분증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자리잡습니다. 룸메이트가 자신을 인신매매하려는 걸 알고 돈을 훔쳐 또 달아나요. 


유나는 비합법적인 일에 가담하고 시리아에서 팀원들은 고아들을 모아 작은 새들로 부르고 정보원으로 일하게 해요. 그녀가 고아원에 가라고 했던 무함마드는 엄마를 찾을 때까지 같이 살아달라고 하며 머물러요.


무함마드의 엄마 세이렌은 정부군과 반군 사이를 오가며 정보를 팔았던 스파이에요. 그녀가 잡힌 모습을 보는 유나의 마음이 무거워져요.


두려울 것도 지킬 것도 심지어는 억울할 것조차도 없는 삶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인생이었다. 그냥 이렇게 살다 언제든 죽어도 상관없지만 이왕 한 번 사는 인생을 호화롭고 배부르게 누리다 가 보자고 결심했었다. 그런데 자꾸만 가슴이 먹먹해졌다.p.81


유나는 용병으로 활동했었고 현재의 팀원들은 그녀가 한 번 이상 목숨을 구해준 적 있어요.


태어나서 처음 보는 동양인인 그녀는 집에 아이가 남아 있다는 말 한마디에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폭탄이 떨어지고 있는 불타는 집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었다. 혼란스러웠다. 알 수 없는 자괴감에 숨이 자 쉬어지지 않았다.p.134


유나의 팀원들조차 그녀가 대한민국 사람일거라고 생각해요. 북한 꽃제비 출신이라는 과거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가 살아온 길은 처참합니다. 실제로 탈북한 사람들의 경험담이 묻어나는 듯해요. 유나는 스파이영화의 주인공처럼 대단한 능력을 가진데다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에요. 


ISIS에 잡혀간 젠의 이야기도 있어요. 모든 일이 해피엔딩으로 해결되나 싶다가 씁쓸한 결말을 맞이합니다. 보물찾기보다 유나를 비롯하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관심을 끌었어요. 세계사적으로 비극이 될 사건들이 이 책 한 권에 담겨있어요. 잘 읽었습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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