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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혜화동 한옥에서 세계 여행한다 -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안방에서 즐기는 세계 여행 스토리
김영연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6월
평점 :

해외여행을 할때 숙박비용이 적게들고 교통이 편한 곳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낯설기는 하지만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만날 수도 있구요. [나는 혜화동 한옥에서 세계 여행한다]는 한옥 게스트하우스에서 각국의 손님들과 함께 지낸 이야기를 담은 걸로 보여 재밌는 내용으로 기대했습니다.
유진하우스는 80년 된 75평의 한옥입니다. 저자는 10년 넘게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고 해외에서 다양한 이유로 오는 손님들을 비롯해 한국인 손님들도 있었다고 해요. 한국인 손님은 해외 입양되었거나 어릴적 추억때문이거나 한옥의 멋을 느끼고 싶어서인 경우였구요.
방마다 고가구를 들여놓고 벽에는 민화와 오래된 그림과 글을 장식했습니다. 작은 방에는 반닫이와 장롱이 있고 천장이 높지 않고 가구도 사람 키를 넘지 않아요. 마당의 장독에는 진짜 간장, 고추장 등이 들어있어요.
저자는 때론 통역으로, 가이드로, 한국 홍보대사로, 친척으로 활약합니다. 한국 음식이 맛있다고 하면 조금씩 싸서 주기도 한대요. 오미자차는 5가지 맛이 나고 외국인들 누구나 다 좋아해요. 수돗가에서 키우는 뽕나무에서 직접 딴 뽕잎차 등 차의 효능을 설명하고 웰빙 음식인 한식을 전합니다.
한옥은 대들보와 서까래가 천장을 장식하고 있어 누워서 보면 또 하나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서양의 천장에 장식된 스테인드 글라스 문양과는 다른 맛이 있다고 해요. 외국인에겐 작은 방이고 신발을 벗는 것이 낯설지만 그마저도 특별한 경험으로 여깁니다. 온돌의 따뜻함은 느껴본 사람만이 아는 매력이 있어요. p.61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한국인 학교가 있고 그 학교에 다니는 미국인 자매가 왔었다고 해요. 이름도 가은이와 하은이로 한국말을 잘했다고 합니다. 전통 놀이인 투호놀이를 직접 하는 모습이에요. p.89

유진하우스에서는 김치 체험교실을 열어 김치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관광명소를 탐방하는 여행에서 현지인처럼 보고 느끼는 체험형 관광이 많아졌어요. 국적이 다양한 외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김치 만들기를 하는 모습이 유쾌하네요.설 명절에도 김치 체험을 하러 중국 4인 가족이 왔었다고 해요.p.138

저자가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손님이 자국의 음식, 문화와 이야기를 나눠주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일본, 터키 등 다녀간 손님들은 사진과 함께 작은 흔적을 남겨요. 저자는 말 그대로 손님들을 통해 해외여행을 하는 셈입니다. 한국이 좋아 머물러 사는 사람도 있구요.
한국에 다녀간 외국인 중에는 불쾌한 경험으로 한국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갖고 떠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진하우스를 지키는 저자처럼 손님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그들이 한국 홍보대사, 한국제품 팬이 되게 하는건 정말 대단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따뜻한 교감이 있는 유진하우스를 응원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 자체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