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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이름을 찾을 수 없습니다
무명 지음 / 율도국 / 2020년 4월
평점 :

삼각관계를 다룬 소설로 보이는데 사회면을 장식한 부끄러움에 필명을 무명으로 했다는 저자의 소개가 눈길을 끌어요. 자기 이름을 갖기위한 세 남녀의 실존적 고뇌라니 기대되었습니다.
노아는 낯선 발신번호로부터 안나가 자살했다는 말을 듣습니다. 경찰의 연락으로 안나가 세상을 떠난 걸 확실히 알게되고 과거를 떠올립니다. 노아는 부친을 잃은 후 나갔던 교회에서 안나를 만나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둘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지만 오히려 그 이유때문에 끌리게 된 건지도 모릅니다.
"웃긴 게 실패해도 꿈을 꾸는 것 자체가 재밌어. 그러니까 계속 하잖아. 내가 죽어야 끝나는 거야. 실패의 고통은 처음엔 끝이 안 보이더니 여러 번 실패하면 고통의 주기가 짧아져. 만성질환 같은 거지."p.22

노아는 사람의 기억을 클라우드에 저장해준다는 가게를 꿈에서 봅니다. 안나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의 3년간 기억을 지워달라고 하여 자신이 말리는 내용이었다고 말해요.
"타임머신이 있었다면 자기가 처음 힘들어 했던 3년 전으로 돌아가서 같이 슬픔으로 뛰어들고 파묻혀 있는 자기를 건져 올렸을 텐데."
"그런거 있어도 난 못해. 내 아픈 기억으로 결국 자기를 얻은 거잖아. 자기가 없어지는 세상이 되면 그게 더 힘들어."p.145

안나는 노아가 업무관계로 알게되어 친하게 지내는 수지를 불편해합니다. 수지는 가끔 안나의 메시지에 노아 대신 답장을 보내기도 해요. 안나는 그런 수지에게 질투를 느낍니다. 노아의 사업에 진척이 있고 한동안 안나와 떨어져 지내게 되지요.
수지는 노아에게 자신의 이혼과 자신이 양성애자라는 사실을 말해요. 결혼 후 임신했었지만 아이로 인해 묶이는 인생을 피하려 중절하고 유산한 척해서 이혼했다는 말에 노아는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그 무렵 안나가 자살했습니다. 노아는 갑작스런 안나의 죽음에 크게 상심합니다. 안나는 유서에 자신의 심경을 밝혀요.
나를 죽일 수 없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는 당신 말에 강해질 거라고 대답했지만 난 한 번도 강해진 적이 없었어. 언제나 나약하고 두려움 속에서 살았어. 근데 이젠 두렵지 않아. 내 삶이 끝나는 순간 차갑게 식어갈 때도 당신이 나눠줬던 따뜻한 체온을 생각할 테니까. p.227

노아, 안나, 수지 모두 상처가 있습니다. 안나는 이겨내지 못했어요. 노아가 곁에 있길 바랐지만 그의 상황이 허락되지 않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우울증 환자, 번아웃 증후군, 별과 우주 등 다양한 대화를 통해 세 사람의 심리와 철학적인에 대해 말해요. 로맨스적인 부분이 생각보다 더 많은 감성적인 이야기였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