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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봄이었어요
나태주 지음, 더여린 그림 / 문학세계사 / 2020년 4월
평점 :

동시는 순수하고 맑은 감성이 담겨야해서 어른은 쓰기 힘들어보입니다. [엄마가 봄이었어요]는 나태주 시인이 스마트폰에 한 손 검지타법으로 정성들여 쓴 동시라니 어른의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아이들에겐 공감을 주는 동시집으로 기대했습니다.
책 속의 동시가 정말 아이가 쓴 것처럼 귀엽고 순수합니다. 사과, 눈사람, 아이스크림 등 시들이 짧고 군더더기 없어요.
너는 커서 무엇이 될래?
무엇 하는 사람이 될 거니?
어른들은 나만 보면
귀찮게 물어요.
나는 혼자서 생각해 봐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나는 그냥 사람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냥 내가 되고 싶어요

아이가 쓴 동시와 어른이 쓴 내용이 다른 부분이 나오기도 합니다. '엄마'란 동시에서 그 특징이 잘 드러나요. 엄마의 옛사진을 본 아이의 마음이기도 하지만 어른이 되어 깨달은 엄마의 삶이기도 해요.
우리 엄마 속에
아줌마가 살고 있고
아가씨가 살고 있고
여학생이 살고 있고
또 어린 아기가 살고 있어요

제목과 관련된 시는 따뜻하고 귀여워요.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기를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아기의 발이 닿는 곳마다 꽃이 핀다는 표현이 좋아요. 엄마에게 아기가 꽃이고 봄이었지만 아기에겐 엄마가 봄이었어요.
아가야 한 발만 더
가까이 오지 않을래 그러면
나뭇가지에 땅바닥에 꽃이 핀다고요
꽃이 아기였고 아기가
또 봄이었어요
아니에요 엄마가 봄이었어요

'나는 반대예요'에선 엄마에겐 아이가 있어서 천국이지만 아이는 엄마가 물도 주고 돌보니까 베란다 화분의 꽃도 피니 엄마가 있는 곳이 어디나 천국이라 합니다. 아이는 꽃도 나비도 신기하고 나비를 꽃잎으로 착각해요. 아이는 엄마를 부르고 따라다니고 엄마는 항상 아이를 보호하는 듯해요.

이 동시집은 아이다운 귀여움과 엄마와 아이의 사이를 예쁘게 그려냅니다. 읽다보면 영혼이 깨끗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철학도 명상도 좋지만 동시집으로 순수함을 되살리는 방법도 좋아보여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