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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차의 애프터 파이브 - 막차의 신, 두 번째 이야기
아가와 다이주 지음, 이영미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2월
평점 :

새벽의 싸늘한 기운과 빛이 밝아오기 전의 하늘은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 시간에 첫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무슨 이유일까 궁금해지기도 했고요. 『첫차의 애프터 파이브』는 하루 일을 마치고 어딘가에서 첫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니 기대되었습니다.
신주쿠의 러브호텔에서 수리를 하는 소지로는 새벽에 일이 끝납니다. 그는 일이 끝나면 첫차가 올때까지 주위에서 기다립니다. 역 근처에는 외국인들이 많고 그도 우연찮게 한 커플의 사연을 듣게되지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다 원치않게 그만두게 되었던 그에게는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더 많아 보여요. 그는 동료인 야가미씨는 처음으로 사적인 대화를 합니다.
"전혀 문제없어요. 막차랑 달라서 첫차는 다음 차가 또 오니까."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피곤에 지친 얼굴이었지만 그 물결을 역행하는 두 사람은 활기가 넘쳐났다. 시각은 오전 5시. 밤에 일한 사람에게는 지금부터가 에프터 파이브인 것이다. p.54-55

구직활동을 하는 로코는 고등학생들에게 구타당하는 노숙자 와타나베를 돕습니다. 그의 말과 태도에서 그녀는 희망을 갖게 되구요. 와타나베는 대중목욕탕에 갈 수 있기를, 로코는 신주쿠에서 노래할 수 있기를 성공하면 두 가지의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력이 잠시 끊기기만 해도 일자리를 못 구할 때가 있다. 몸이 더러우면 대중목욕탕에 못 들어오게 된다. 생각해본적도 없지만 분명 거기에서 다시 기어오르기는 꽤 힘들겠지.
이 사람은 자기를 멸시하는 인간과는 얽히지 않고 살아가려 한다. 긍정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누구나 최소한 자기가 부정당하지 않는 곳에 머물고 싶어 한다. p.65

후쿠시마 쓰나미의 재해민으로 고향을 떠나 도쿄에 온 아카네는 여장남자 업소에서 일해요. 그녀가 말하는 내용이 잠시 생각하게 합니다.
힘이 안 나도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밖에 없잖아요. 진지하게 성실하게 대답하려 들면 대답할 수가 없으니까 상대가 납득할 만한 적당한 거짓말을 해요. 괜찮아요. 힘낼게요 라고 p.134

가난하지만 지금 이대로는 끝나지 않는다. 내일, 머지않은 미래에 지금과는 다른 내가 되기 위해 오늘을 살아간다. 그것뿐이었다. p.184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아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학을 혼자힘으로 졸업하려 성매매업소를 다니는 여학생, 은퇴 후의 남자나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청년세대의 사연도 있어요. 신주쿠를 배경으로 하여 코리아타운도 언급됩니다. 흥미위주의 겉핥기보다 새벽에 갖는 성찰의 시간처럼 뭔가를 느끼게하는 내용이에요.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