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0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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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에 쓴 글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우기거나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많아 상대를 말로 설득하는 건 더 힘들게 느껴집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은 2,400년 동안 읽히고 연구되어 온 ‘설득의 기술’이라니 검증된 논리와 말하기의 기술을 기대했습니다.


고대 언어에서 증거를 뜻하는 테크마르와 끝을 의미하는 페라스는 동의어였다. p.23


사람들이 수치스러워하는 것의 반대는 고결한 것이다. 사람들은 수치스러운 것을 말하거나 행하거나 계획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기 때문이다. p.61


연설가는 자기가 칭송하려는 사람이 지닌 것과 아주 비슷하면서 최고로 고결한 것을 그 사람에게 돌려야 한다. 예컨대 성미가 급해서 화를 잘 내고 쉽게 흥분하는 사람에게는 솔직한 사람이라고 하고 오만한 사람은 포부가 크고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해야한다. p.63


생략삼단논법은 긴 추론 과정을 거치지 않고 모든 것을 다 추론 과정에 포함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변증적 삼단논법과 다르다.

이것이 군중 앞에서 말할 때 무식한 사람의 말이 유식한 사람의 말보다 더 설득력있게 들리는 이유이다. 그래서 시인들은 군중 앞에서는 무식한 자들이 더 말을 잘한다 라고 했다. 유식한 자들은 누구나 다 아는 일반적인 것을 말하는 반면에 무식한 자들은 자기가 확실히 알고 있는 것과 삶에서 와닿는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p.181

대중 연설가들이 한 연설은 들을 때는 좋지만 글로 옮겨 써서 읽어보면 거칠고 미숙해 보이는데 그 이유는 대중 집회에서 전달하는 데 적합하도록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p.274 

이 책을 읽으며 놀란건 상당히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전개라는 겁니다. 상대의 감정 상태에 따른 대응,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방식, 의사의 전달 방식, 연설의 문체, 감정표현 등 실제로 다양한 설득을 위해 필요한 부분을 전방위적으로 담고 있어요. 고대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가 기원전에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대 논문처럼 세련되었습니다. 


설득의 대상, 설득할 주제들도 현대와 거의 차이가 없어요. 현대 논문과의 차이는 예로 드는 인물들이 고대 그리스인이라는 차이입니다. 내용자체로 철학을 담고 있기 때문에 찬찬히 읽고 생각할 부분도 많습니다. 현대지성에선 글의 아래에 주석을 달아 내용의 방해없이 필요한 부분을 읽을 수 있게 했어요. 놀랍고 대단한 내용입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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