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러스먼트 게임
이노우에 유미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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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만 쉬어도 해러스먼트.




어른이 되어서도 직장에서 왕따나 파벌싸움 등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인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지긴 힘듭니다. [해러스먼트 게임]은 직장 내의 모든 종류 괴롭힘을 해결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다룬다고 소개되어 있어요. '하얀 거탑'의 작가 작품이라니 눈을 뗄 수 없는 재미있는 작품을 기대했습니다. 


아키쓰는 컴플라이언스실 실장으로 발령을 받습니다. 컴플라이언스실은 고객 클레임, 성희롱, 파워하라 등 각종 해러스먼트에 대해 대처하는 부서입니다. 나이를 거론하면 연령 차별, 여자라는 표현은 성희롱, 필요없다는 말은 협박, 악수 강요는 상급자의 파워 해러스먼트가 된다고 합니다. 


그가 첫번째로 맡은 건은 고객상담실에 들어온 클레임에 대해 듣는데 크림빵에서 동전이 나온 건이에요. 내부자 소행으로 보고 조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아키쓰는 부서에 먼저 있었던 부하직원 마코토를 선배라 부르고 둘은 크림빵을 판매한 슈퍼의 cctv에서 용의자를 발견합니다.


파워하라는 부하 직원이 상사에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역하라죠. 사사베 주임이 사장과의 우위적인 인간관계를 방패 삼아 해고를 언급한 것은 파워하라에 해당하죠. 해러스먼트로 고소하겠다고 위헙한 것은 해러스먼트 해러스먼트, 하라하라에도 해당되죠. p.71


상무와 경영권을 다투는 사장은 아키쓰의 충고에 회사의 실수로 동전이 들어갔다고 기자회견하고 제품을 회수하여 회사의 이미지를 좋게 반전시킵니다. 사장은 아키쓰에게 와키타 상무의 해러스먼트를 찾아내라고 지시해요. 와키타는 아키쓰의 부하직원이었고 7년전 그가 부하 직원을 괴롭혀 퇴직하게 했다고 보고하였던 인물입니다. 아키쓰에게 원수나 다름없는 와키타의 비리라니 받아들이는 것도 거절하는 것도 곤란해지죠.


개업을 3일 앞둔 매장의 파트타이머 18명이 한꺼번에 퇴사를 하겠다고 나섭니다. 사장이 직접 사과하지 않으면 그만둔다고 하여 아키쓰는 원인을 찾으려하지요. 아키쓰는 그 경우 자의에 의한 퇴직이 되니 실업 급여 대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해 손해를 끼친 경우가 되어 사측에서 전부 또는 일부의 보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p.121


마코토는 아키쓰의 발언이 리스트릭션 해러스먼트라고 합니다. 법률, 규칙에 의거해 악의적으로 상대방을 구속하는 괴롭힘이 된다는 거지요.  파트타이머들을 선동한 고참이 해고당하고 다른 사람들은 복귀하는 걸로 해결되나 싶었습니다. 아키쓰는 해고당한 고참을 찾아가 누가 사장의 성희롱을 알려줬는지를 물어보죠. 그는 배후 조종자를 알게되자 와키타 상무에게 알려줍니다.


아키쓰는 7년 전, 와키타의 배신에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충동적으로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는 과거의 일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한편, 사장과 와키타 상무의 파워게임이 계속됩니다.


 아키쓰는 한순간이나마 죽음에 매료되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진심으로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내와 딸이 보고 싶었다. 어떤 일이든 좋으니까 하고 싶다고 목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은 말을 하늘 높이 외쳐댔다. p.176

남성 육아휴직때문에 다른 직원들은 대신 일하여 일이 많아진다 불평하지요. 당사자는 휴직동안 다른 부업으로 높은 수입을 얻고 있었던 블랙 육아남성이었습니다.


이 책을 보면 모든 발언이 꼬투리를 잡힐 여지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은 해러스먼트가 있어요. 음주 강요는 아라하라, 담배 강요는 스모하라, 연령차별은 에이하라 등 엄청납니다.  미투가 무서워 남자들이 여자들을 피하는 펜스룰을 해도 젠더, 차별 해러스먼트가 되는 것처럼 빠져나갈 길이 없이 앞뒤로 꽉막힌 기분이 듭니다. 


침묵해도 침묵 해러스먼트가 되는게 아닌가 싶어요. 아는 게 반이라는 말도 있듯이 여기나온 해러스먼트를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에서 실수를 덜 저지르지 않을까 싶어요.    


아키쓰는 권력 다툼과 질투, 경영권에 휘말려 고초를 겪기도 합니다. 슈퍼 체인기업을 배경으로 하여 대단한 사건이 있을까 싶었지만 의외로 예상못한 상황에 빠져들어요. 나름대로 스릴도 있고 화해 끝에 해피엔딩이 있어요. 매끄럽게 흘러가는 이야기라 재밌습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 자체 서평단에 선정되어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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