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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가입니다, 밥벌이는 따로 하지만
김바롬 지음 / 에이치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예전에 한 전업작가님이 자신은 아내가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서 전업으로 글을 쓸수 있으니 운이 좋다고 하신걸 들었습니다.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여전히 남들에게 내세울만한 일을 한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희망과 해피엔딩이 되길 기대했습니다.
저자의 부친은 술을 마시면 악마가 되었고 모친은 이혼할 용기가 없어 맞는 걸 견디며 살았다고 합니다. 저자는 책으로 도피했고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생계를 위해 편의점, 백화점, 조선 시대 군복 입고 행진을 하는 등 많은 일을 전전했다고 합니다.
의사 앞에서 울며 억울하다고 하는 저자에게 의사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 억울함이라는 건 어떤 의미죠?"
순간 순식간에 눈물이 그치고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두드렸다고 합니다.
대체 뭐가 그렇게 억울한 거지?
작가 지망생이라고 말 한 후 남들이 비웃는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가 들었다고 믿은 동료들의 마음의 소리는 그의 열등감에서 기인한 착각이었다고 해요. 자신의 주관이 뚜렷했던 알바생 볼거리녀의 에피소드는 저자에게 더이상 작가라는 걸 우물쭈물하지 않도록 깨달음을 줍니다.
그녀는 알바생이 아닌 화가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에겐 이방인이었고 그 사실을 숨기지 않았고 또한 그 사실에 열등감을 느끼지도 않아 도리어 우리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했다. 간단히 말해 그녀에겐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p.31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캔을 수거하는 어르신을 위해 따로 모아두었다고 합니다. 다른 편의점에서 쓰레기를 뒤져 캔을 찾는 그분을 못마땅하게 보는 걸 보고 자신도 부끄러웠다고 하고요. 편의점의 별의별 손님들을 만나면서 느낀 감정과 경험이 있어요.
어쩌면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픈 사연을 품고 있을지 모르지만 나보고 뭐 어쩌라고. 적절히 거리 두는 법을 모른다면 그 후로도 사람 대하는 일은 못 했을 것이다.P.75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여러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고 때론 배우고 때론 상대의 표면 아래 숨은 마음을 알게되기도 합니다.
삶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운동 경기가 아니다. 따져보면 여행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나의 길을 걸을 뿐이다. 때론 길을 잃고 우왕좌왕하느라 돌이켜보면 한심할 만큼 구불구불하지만 바로 그렇기에 더 가치 있을지도 모르는 나만의 여행길을 P.145

저자는 자기 글에 도취되기도 하고 낙담하기도 하면서 꾸준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 자신의 이야기로 첫 책을 시작을 했으니 앞으로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글을 쓰기위해 다른 일도 하고 있지만요.
저자가 쓰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계속 만나게 되길,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공감하는 기회가 오길, 빨리 전업작가가 되시기를 기대합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