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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병을 치료할 일이 생길때마다 약값이 만만치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치병이나 치료가 힘든 병의 약 중에는 상당히 고가도 있어서 치료를 하려다 경제적 타격을 입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소원을 말해줘』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니 그곳에서 작가는 제약·바이오산업을 기반으로 한 거대자본을 소재로 하여 현실적인 비판을 다룬 문제작으로 기대했습니다.
허물이 벗겨지는 피부병에 걸려 격리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탈출한 비단뱀을 잡으면 병을 가진 자신이 다시 고용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뱀을 찾아다니는 파충류 사육사가 있고요.
비단뱀을 잡지만 그 뱀이 전설처럼 전염병의 허물을 모두 벗겨줄지는 의심스러운 상태입니다. 사육사는 뱀을 핸들링하여 자신을 주인으로 인식시키려하고 도시의 사람들은 커다란 뱀의 출현으로 경악하여 아수라장이 됩니다.
신화와 전설이란 그런 겁니다. 인간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와 맞닥뜨렸을 때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그런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p.102

비단뱀 롱롱을 보게된 사람들은 신이라 부르며 신성시합니다.
기도 따윈 필요치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저들의 기도는 처절한 몸부림처럼 보였다. 응답받지 못한 기도는 어디에 버려질 것인가 두렵기까지 했다. p.124

제약사에서 허물벗는 병에 대한 백신을 개발중이지만 병에 의해 경제가 활성화된 측면도 있어 백신이 언제 나올지는 의문입니다. 사육사는 롱롱이 탈피를 할 수 있도록 돕기위해 롱롱에게 먹일 프로틴을 만들기로 합니다. 그 일은 롱롱프로틴이라는 이름으로 롱롱을 광고 모델로 한 사업으로 발전하지요. 공박사가 찾아와 롱롱을 넘기라고 합니다. 그는 사육가 외면하고 있던 현실적인 문제를 읽깨워줍니다.
롱롱이 허물을 벗지 못하면 어떻게 되겠나? 아니 허물을 벗고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어찌 될 지 생각해봤나? 자네는 절대 꺼내서는 안 되는 것을 세상에 꺼낸 거야. p.195
롱롱의 판타지를 만든 것은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 자신만이 소망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빌었던 소원은 거짓이 아닙니다.p.257

질병통제센터는 오히려 허물벗는 병을 더 퍼트리고 있었고 사람들이 의지하던 T-프로틴을 제조하는 제약사는 실패율이 높은 임상실험으로 사람들을 더욱 괴롭게 합니다. 아무것에도 의지할 수 없게된 사람들은 롱롱에게 매달리기도 하죠.
롱롱에 대한 환상이 깨어진 후의 혼란과 절망에 사람들은 맹목적인 행동을 시작합니다. 끝에 가서야 모든 사건의 배후와 D-구역을 중심으로 한 음모가 드러납니다. 현실에서 사스와 메르스 등 전염성 질병으로 인해 공포를 느꼈던 적이 있어 더욱 실감나는 이야기입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