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
우타노 쇼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에도가와 란포라는 이름은 에드가 앨런 포우를 따서 비슷하게 지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본 미스터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의 작품을 모티브로 하여 베스트셀러 작가인 우타다 쇼고가 쓴 미스터리 단편집이라니 기대되었습니다.
첫소설에서 예전 연인의 아이디어를 도용하여 인기 소설가가 된 스즈카에게 의문의 문자가 옵니다. 과거의 잘못이 빌미가 되고 점차 이성을 잃어가는 스즈카가 맞는 결말이 섬뜩합니다.
스마트폰과 여행하는 남자는 오해로 시작해 혼자만의 망상에 빠진 남자가 만들어낸 환상이자 가장 미래지향적인 소재를 다뤘어요. p.79

제목과 같은 D의 살인사건은 정말 무섭습니다. 흥신소 조사원으로 일하던 남자가 세이야라는 소년과 우연히 마주쳐 친해지게 됩니다. 그는 약국 여인의 피살사건 용의자를 추리해내지만 자신의 자만심으로 인해 완전히 범인의 덫에 갇히고 말아요. 교묘하게 계산되어 그가 모르는 사이 뿌려놓은 단서들로 인해 그가 빠져나갈 길은 없어보입니다. p.166

붉은 방은 얼마나 바뀌었는가는 갑작스럽고 어이없는 상황에 사람들을 가둬두고 결국엔 더욱 예상치못한 결말로 끝나요.
음울한 짐승의 환희는 변태적인 심리를 가진 교육자의 말로를 보여줍니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간 셈이지만 양심의 가책은 전혀 찾아볼 수 없어 동정의 여지가 없습니다. p.305

이 책속의 소설들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건 오만함에 대한 경고입니다. 범인은 자신들의 판단과 지적 수준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비밀을 가면으로 숨기고 살아가다 어느 한순간 그것이 폭발하듯 튀어나오면서 자멸하게 됩니다. 평범한 이웃, 안전해보이는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일순 사람을 한대 후려치듯 벌어지고 무참한 흔적을 남기며 마무리됩니다.
작품을 본격적으로 읽기전 모티브가 된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에 대한 간략한 소개글이 있습니다.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이 고전적인 탐정소설이라면 우타다 쇼고는 거장에 대한 존경심으로 그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더욱 속도감이 있습니다. 에도가와 란포와 우타다 쇼고 두 작가의 작품을 함께 읽는 두배의 흥미와 재미가 담긴 이야기들입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 자체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