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이 있어서 괴롭고 힘든 일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희망 버리기 기술]은 역설적으로 '희망을 버려, 행복을 찾지 마,
고통을 선택해'라는 주장을 하는 걸로 보였어요. 리얼리스트가 삶의 의미와 목적을 어떻게 찾아내는지 기대되었습니다.
'신은 죽었다'던 철학자 니체가 이 책의 제목에 딱 들어맞게 등장합니다. 니체는 어린시절부터 평생 질병으로 인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유전성 신경장애, 편두통, 디프테리아, 이질, 잘못된 치료로 인한 소화관 손상, 관절염 등 혼자서 거의 생활하기 힘들 정도였어요.
희망은 파괴적이다. 희망은 현재 상태를 거부하는 것에 의존한다.
인간의
위대함에 대한 내 공식은 아모르파티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것이다. 미래에도 과거에도 영원토록 말이다. 필연적인 것을 견디는 것이
아니고 은폐는 더더욱 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p.181

성인의 가치관은 진정으로 안티프래질하다. 성인은 뜻밖의 일에서 이익을 얻는다.
관계가 엉망이 될수록 정직은 더 쓸모있고 세상이 끔찍해질수록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는 게 더 중요해진다. 삶이 혼란스러워질수록 겸손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더 가치 있어진다. p.265

엉망진창인 인간관계에서 유일하게 공통적인 요소는 당신이라는 잔인한 충고를 듣는
것과 같다.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의 유일한 공통점은 우리다. p.320
희망하지 말라. 절망하지도 말라. 뭔가를 안다는 듯이 굴지 말라. 더 나은 것을
희망하지 말라. 그냥 더 나아져라.p.326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은 마냥 희망적이고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아우슈비츠에 의도적으로 잠입하여 정보원이 되었던 필레츠키가 조국
폴란드에서 공산당에 고문당해 사형 선고받은 이야기는 아이러니합니다. 니체는 말할 것도 없고 자기 몸에 부르지르고도 평화롭게 산화한 승려 틱꽉득도
기이하게 느껴져요. 내용이 냉소적이고 염세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결론은 현재에 집중해서 살고 희망에 매달라지 말라는 긍정적인
주장이에요. 눈앞을 직시하는 리얼리스트적인 삶에 대한 지침이었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