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에 양반이 아닌 천민이 일본에 가서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라고 주장했다니 그 기개와 뚝심이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안용복에 대한 이야기라니 기대되었어요.
울릉도와 독도가 도해금지령에 속했던 1693년, 안용복과 어부들은 독도에서 일본 어부들이 강치를 죽이는 걸 목격합니다. 그들은 일본
어부에게 납치되어 일본까지 끌려갑니다. 그는 일본 관리에게 울릉도와 독도는 조선의 것이라고 소리칩니다. 안용복은 일본말이 능숙하여 자신의
주장을 제대로 펼치고 '울릉도는 일본의 영토다 아니다'라고 적힌 서계를 받습니다. P.111

쇼군도 그의 당당함에 그를 인정하고 무사히 돌려보냅니다. 그리고 그에게 말합니다
서계에 적힌 내용은 틀림없다.
그리고 모든 일본인이 조선인을 증오하거나 경계하진 않는다. P.132
조선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도해금지령을 어겼다는 혐의로 관아로 압송됩니다. 쇼군의 서계를 빼앗긴 후 귤진중이 일본의 섬을 침범했다며
뒤집어 씌우고요.
조선은 몇몇의 나라가 아니라 다수 백성의 나라여야 했다. 나라는 내게 목숨까지 버리라 말하면서도 사방이 막힌 이순간에는 나를 더욱 깊은
나락으로 밀어 넣었다.P.194

안용복은 유집일과 함께 울릉도와 독소를 수토하는 일에 참여합니다. 그들이 받은 조선 임금의 서계는 여지승람을 바탕으로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섬이라는 걸 명시하고 있습니다.
파도 위로 별빛이 쏟아져
출렁거렸다. 그 불빛 사이로 헤엄치는 강치 떼가 나타났다. 강치들은 수평선 방향으로 무리 지어 헤엄쳐 나갔다.
P.225

안용복과 일행은 울릉도에 십여 명의 거주자를 두고 옵니다. 나라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일은 쉽사리 풀리지 않아요. 결국
안용복은 1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민하고 방황한 끝에 독도와 울릉도의 책임자를 자처합니다.
이 책에 이익의 성호사설에 실린 안용복의 원문 해석을 실어놓았어요. 안용복은 한 세대의 공적이 아니라 큰 공적을 세웠지요. 그러나
조정에서는 상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형벌을 내리고 귀양까지 보냈습니다. 조선의 조정이 임진왜란 이후에도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 그와 같은 인재를 등요하지 못하고 무참히 버린 건 안타까운 일이에요. 안용복의 일본어 실력과 검술까지 뛰어났다는건 과장일 수 있지만
그의 강한 기개와 굳은 의지는 존경스럽습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