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러웨이 선언문 - 인간과 동물과 사이보그에 관한 전복적 사유
도나 해러웨이 지음, 황희선 옮김 / 책세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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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와 반려종.

인간의 모습에 가까운 로봇이 만들어지고 있고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간과 인간사이의 유대 관계가 약해지는 대신 다른 존재가 그 공백을 대체하게 될지 모르겠어요. 저자는 ‘인간’이라는 이데올로기 혹은 신화에서 벗어나 개, 사이보그 등 다양한 친족과 반려종으로서 살아가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되어있네요. 미래에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사상이 기대되었습니다.
사이보그 선언은 상당히 많은 영화와 글을 통해 이론을 설명합니다.


사이보그 세계는 지구상에 통제의 회로를 완성하고 방어를 목적으로 등장한 스타워즈 종말론을 최종 구현하며 남성주의적 전쟁의 광란 속에서 여성의 신체가 최종 전유되는 사태와 관련되어 있다. p.29


사이보그는 기존의 유기적 신체에 대한 경계를 너머 정신과 육체, 동물과 기계, 관념론과 유물론의 간극을 심화시키는 이원론을 드러냅니다. 성을 초월한 사이보그를 페미니즘과 관련한 점이 특이합니다.


특히 유색인 여성의 포스트모더니즘 적인 정체성은 정치적이라고 하고 한국의 여성에 대해서도 언급해요. 그런데 이 글이 80년 대에 쓰여진 내용이라 그런지 한국 여성에 대해 상당히 왜곡된 인식을 가진 걸로 보입니다. 저자가 영화를 통해 정보를 얻는 부분이 많다보니 80년대 한국 영화에서 그려진 여성상을 토대로 그런 생각을 갖게된 게 아닌가 싶어요.


앞에서 유색인 여성을 사이보그 정체성의 한 형태로 제시했다. 성 산업과 전자제품 조립 공장에 고용된 젊은 한국 여성들은 고등학교에서 모집되고 집적회로를 만드는 교육을 받는다. 읽고 쓰는 능력, 특히 영어 능력은 다국적 기업에 이처럼 값싼 여성노동을 매우 매력적인 것으로 만든다. p.71-72


반려종 선언은 개의 기원, 개의 품종에 따른 성품과 특징을 구체적으로 밝힙니다. 주인이 개를 키우고 일방적으로 소유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서로를 소유하고 파트너로 서로의 삶을 바꾼다는 상호적 관계로 표현해요. 


개는 훈련 과정에서 특정 인간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다 개와 인간은 관계를 통해 서로에 대한 권리를 구축한다. 개와 인간은 관계를 통해 서로에 대한 권리를 구축한다. 이 권리는 존중, 배려, 반응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p.181


그레이트 피레니즈, 오스트레일리아 셰퍼드 등 개의 품종에 관한 이야기는 저자가 직접 경험하거나 들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갑니다.


나라는 사람은 2차 대전 이후의 미국 헤게모니와 마찬가지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거대하지만 그 속에서 우정, 정치, 연애사처럼 피부에 와닿는 경험으로 실감하는 것들로 이루어져있다. p.253


반려자들의 대화에서는 물음과 그에 대한 답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어떤 식으로 부르는 순간 이미 잘못 부른 거죠. 지하의 힘을 명명하는 순간 이름 자체 때문에 물신이나 우상 같은 것을 고정하는 일을 저질러버린 것입니다. p.341


다소 어려운 이름들과 복잡한 개념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야 했어요. 깊이 있고 난해한 암호를 푸는 기분으로 읽었습니다. 진보적이고 독특한 개념이 담겨있었어요.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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