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적엔 코딱지나 벌레같은 지저분한 걸 아무렇지 않게 갖고 놀았지요. 코믹한 그림이 유쾌해보여요. 어른이 되면 이해못하는 엉뚱한
장난을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다룬 재미있는 동화책으로 기대되었습니다.
버티는 철천지 원수 닉에게 탈의실에서 옷을 늦게 갈아입는다고 놀림을 당해요. 둘이 말다툼하다 그만 내기를 하고 맙니다.
"좋아. 버스에 늦게 도착한 사람이 담임 선생님 옆자리에 앉는 거다."
닉은 잠시 생각했다. 얄미운 얼굴 위로 미소가
번졌다.
"더 좋은 생각이 있어. 버스에 늦게 도착한 사람이 내일 학교에 팬티를 입고 오는
거야."

버티는 닉의 제안을 승낙했고 안타깝게 내기에 지고 말아요. 벌칙으로 팬티를 입고 학교에 가야하는 버티. 친구들은 함께 고통을
나누자는 버티의 부탁을 가볍게 무시해요.
버티는 팬티만 입고 학교에 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려고 했다. 하지만 도저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앞으로 수억년 동안 그 일을
가지고 놀릴 것이다.
불쌍한 버티는 고민에 빠집니다. 팬티밖에 입지 않은 악몽에도 시달리고요. 어차피 팬티를 입어야한다면 몸을 최대한 많이 가릴 아주
커다란 팬티를 입자는 생각에 아빠 팬티를 빌리려고도 해요. 그러다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버티는 잘난척 닉의 콧대를 제대로 꺾어놓아요.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해결방법이지만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답은
아니에요. 버티가 생각보다 무척 똑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는 팬티 소동 외에도 배우를 꿈꾸는 버티의 무대 데뷔와 생일파티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요. 버티는 악의가 없지만 여전히 엉뚱한
말썽을 일으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이가 없고 황당한 사건들이에요. 생일파티에서 벌어진 일은 로이스턴과 그애의 부모님이 안쓰럽기도
했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들 버티가 했던 기막힌 일들을 재미있는 이야기 소재로 말할 것이 분명해요. 버티는 미워할 수 없는 악동으로
기억되겠지요. 지저분한 배설물에 대한 사건도 아이니까 용서할 수 있는 귀여운 내용이었어요. 원제목이 dirty bertie인 이유가 잘 이해되는
유쾌하고 아이다운 이야기예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