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는 양이 특별히 많아진 것도 아닌데 체중의 앞숫자가 어느새 달라져있습니다. 뱃살이 두터워지고 얼굴의 윤곽도 흐려진듯 보여요. 언제
이렇게 되었나 싶어 살을 빼야겠다는 위기감을 느끼지만 피곤해서 운동하기 힘들어요. 다이어트 전문가인데 펑퍼짐하고 후덕한 오바 고마리를 통해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몸의 살들도 덜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니 유쾌하고 현실적인 다이어트 교훈이 기대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나오는 소노다 노리코 49세의 다이어트 경험이 제가 겪은 그대로인듯해서 우습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해요. 아침을 굶었더니
점심에 과식해서 체중이 늘고 세끼 챙겨먹고 살 빼기로는 2킬로그램이 늘고요. 칼로리 계산을 하고 먹는 것도 힘들고 헬스장엔 몸매자랑하러 온 듯한
사람들이 많고 피트니스dvd도 힘들어서 따라하기 무리라 다이어트 식품을 먹었더니 돈만 날린듯하죠. 체중이 늘어난 그녀에게 남편조차 시아버지
장례식에서 어디 좀 숨어있으라고 합니다.

주위 사람들마저 자신을 놀리는 기분에 노리코는 명성이 자자한 오바 고마리를 만나기로 해요. 아름답고 우아한 귀부인을 상상했는데 뜻밖에
나타난 사람은 자신보다 더 체중이 나가보이는 중년의 여인.
"그러니까 마음만 먹으면
간단하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그렇게 살이
쪘는데?
"저는 살을 빼고 싶지
않습니다."p.47

고마리는 흔하게 들어온 노력목표를 내밉니다. 그리고 못생긴 여자로 살아갈 훈련을 하라고 해요.
사기로 생각되는 말만 하는 고마리가 영 미덥지 못한 노리코입니다. 그런데 뜻밖에 그 충고를 따르니 주위 사람들도 자신도 좋아지는 현상이 생겨요.
근육이 없으면 늙어서
운신하지 못할 확률이 극도로 높아져요. 즉 일상적인 최소한의 동작도 혼자 하지 못하게 되죠. 제가 매일 운동하고 식사에 신경을 쓰는 것도 딱히
오래 살고 싶어서가 아니에요. 깔끔하게 죽으려면 필요하기 때문이죠.
외모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멋진 분이 되세요. p.71

지극히 현실적이고 냉정하게 느껴지는 말로 고마리는 노리코의 인생을 바꿔놓습니다. 이 첫번째 사례의 해결방법으로 고마리에 대한 저의
신뢰도 높아졌어요.
몰락했지만 뼈대있는 화족 가문의 아가씨인 18세의 고기쿠는 파티시에가 꿈입니다. 자신의 몸매에 자신이 없어
움츠러들었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가문을 높이 사고 친절히 대해줍니다. 가문의 평판을 중요시하는 고기쿠는 지각은 생각도 하지 못하는 성실한
성격이에요. 파이의 맛을 제대로 보기위해 밥을 안먹겠다는 각오를 할 정도로요. 고마리는 고기쿠에겐 파이를 파는 사람의 이미지도 중요하다는 충고를
해요. p.152

다이어트뿐 아니라 직설적인 인생 상담도 해주는 고마리가 점점 더 멋있어집니다. 기억상실이 된 후 자신이 살이 찐 자신을 보고 놀라는
남자와 안타까운 10세 소년의 사연도 감동을 납깁니다.
이 책에서 고마리가 치료해주는 네 사람의 이야기 외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차기작이 분명히 나올거라고 예상해요. 무조건 살을 빼라고 하지 않고 상대의 마음에 있는 문제를 먼저 파악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이끌어주는
고마리에게 인생을 배웁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