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위한 이븐 바투타 여행기
김승신 지음, 정수일 감수 / 두레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븐바투타 여행기.


비행기와 자동차가 발명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걷거나 말과 같은 동물을 이용해 이동했을테지요. 지금은 자동차로 1시간 거리지만 옛날에는 하루를 꼬박 걸어가야했을 거고요.     

까마득한 1300년대에 무려 44개국 12만 킬로미터를 여행한 사람이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그 사람이 30여 년간 여행 기록을 적었다는 건 더 신기하네요. 세계 4대 여행기 중 하나라는 이븐바투타 여행기를 10대의 눈높이에 맞춰 정리한 내용이라니 이해가 쉽고 재미난 내용이 기대되었습니다.


이븐바투타는 모로코 법관으로 1325년 메카 성지순례를 위해 길을 떠나 성지 순례를 마친 후 아시아와 유럽을 여행했다고 해요. 

여행기는 첫 번째로 모로코에서 성지를 들러 서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거쳐 인도와 중국 베이징까지 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25년간의 여정, 두 번째는 모로코에서 스페인 그라나다까지 2년, 세 번째는 스페인에서 귀향 후 3년간 아프리카 서부를 여행한 기록입니다. 술탄의 명령에 따라 여행기를 쓰게 되었다는데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죠. 그가 여행한 경로와 범위는 마르코폴로보다 훨씬 방대합니다. 


이 책에는 이슬람 문화나 원문의 내용에 대한 설명이 첨부되어 있어요. 아랍인의 이름이 긴 이유는 아버지, 할아버지, 부족, 출신 지역 이름 순으로 이름을 짓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무슬림의 다섯 가지 의무에 대한 내용도 이슬람 문화의 독특함을 아는데 도움이 되네요.



그가 아름답고 훌륭하다고 극찬한 다마스쿠스의 바니 우마야 대사원은 아직도 현존합니다. 당시에 가장 선진국이었다는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비롯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장소를 7백년이 지난 지금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p.54    


현세에서 나의 욕망은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었는데 이미 실현되었다고 생각했다. 

나는 여행을 하면서 될 수 있는 대로 한 번 지나간 길은 다시 밟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그렇게 행했다. p.81

바그다드에 공중 목욕탕이 많았고 개인 목욕 칸이 있었으며 따뜻한 물과 찬물이 나오는 관이 있었답니다. 상당히 현대적 방식이었어요. 

14세기에 황금이 길거리에 굴러다닐 정도로 풍요로웠다는 인도 델리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어요.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 그 시신을 화장할 때 아내가 불 속에 몸을 던져 죽으면 가족이 명예를 얻었다는 풍습은 조선시대 열녀문을 연상시켰어요. 



나는 내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나태의 원인임을 깨닫고 곧 크건 작건 간에 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을 미련없이 내놓기로 했다. 그래서 내가 입고 있던 옷마저 가난한 사람에게 주고 그의 옷으로 바꿔 입었다.p.204


1인칭 시점이어서 몇 번 결혼하고 이혼했다든가 아이를 잃었다는 개인적인 이야기도 있고 의외로 소박하고 겸손한 생각을 알 수 있어요. 의상, 음식, 건물 등을 우아한 표현으로 묘사하여 더욱 멋지게 느껴져요. 법관이라는 그의 지위가 과거에도 존경을 받았기에 어느 나라에서든 대접을 받았어요. 사신으로 중국에 파견되어 번영했던 중국을 경험할 정도였죠. 관찰력이 뛰어나고 나라별 풍습이나 사람들에 대한 의견도 논리적이라 저자의 지식이 깊이가 있음을 느낄 수 있어요. 

그가 여행한 나라들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고 부연설명도 좋았어요. 번역본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정리한 정성이 보입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