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셔
백민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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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된다.


요즘처럼 미세먼지로 뿌옇게 된 거리를 보면 sf영화속의 암울한 풍경이 현실이 되는 건가 싶어요. 환경오염으로 고통받는 미래를 다룬 백민석 작가의 소설이라니 기대되었습니다. 

환경공해로 뒤덮인 세상에서 초월자 계급, 능력자 계급 등 태어나면서 지닌 계급으로 철저히 분리된 사회가 존재합니다.

모비는 독자적으로 행동하고 길드원인 메꽃은 그를 추적합니다.

허밍은 백오십 미터 앞 저쪽에서 꾸준히 그를 향해 들려오고 있었다. 

그는 당황했다. 정체를 몰라서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꼭 자기를 향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에게 속삭이듯이 들려주듯이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듯이.p.21


그들이 있는 사막은 사실 진짜가 아닌 가상 차원이 사막입니다. 모비는 태양이나 달이 있어야할 자리에 직경 칠십오 미터짜리 거대 강철팬을 찾아내죠. 팬은 도시를 정화하고 남은 찌꺼기를 사막으로 버리는 용도였어요. 그는 그 팬을 열고 들어가 실재의 차원인 도시로 가려 합니다.

메꽃은 그와 함께 팬을 부수고 실재 차원으로 넘어오지요.  


그는 아무도 메꽃과 그가 뚫었던 호흡 구체 사건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걸 깨달아요.

언론에서도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이류 시위 집단의 얼빠진 소행으로 취급했다. 정보 조작이나 은혜의 기미가 없었다. 그건 언론이 진짜 시각이었다. p.64


그는 부랑자로 지내거나 시 방위군이나 타격대, 아니면 메꽃의 에어 독 같은 시위 집단의 용병 자리, 그도 아니면 부촌의 개인 경호원 자리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의사 아나토미가 그의 기대를 무너뜨리는 말을 합니다. 그의 육체가 능력자 계급에서 초월자 계급의 육체로 상향 중이라는 거죠.

타고난 계급이 자연적으로 진화하는 경우가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는 의아해합니다. 

그가 원하는 탈주선 데이터를 얻기위해 누군가를 죽여달라는 요구를 받지요. 

그는 탈주선 데이터가 이만한 유명 인사의 목숨과 맞바꿀 가치가 과연 있는지 얼른 판단이 서지 않았다. 

질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너는 어차피 호흡중추에서 돌아오지 못할 테니 떠나기 전에 해결해놓으라고. p.123


책의 두께에 비하면 상당히 복잡한 이야기입니다. 호흡중추, 호흡구체, 이식 인간 등 다양한 sf적 상상이 나오구요.


책을 읽으면서 블레이드러너와 매드맥스가 떠올랐습니다. 현란한 액션이나  권선징악처럼 단순하지 않고 철학적이고 난해합니다. 결말도 좀 모호하고요. 그들이 사는 세계의 진짜 지배자는 누구인지 모비가 궁극적으로 찾는 건 뭔지에 대해서 명확하 답을 내리지 않고 끝이 나네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와 현실을 겹쳐보며 생각을 하게 만드는 내용이에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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