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꽃다발 에놀라 홈즈 시리즈 3
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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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용한 해결사.


예전에 읽은 홈즈 시리즈 중 홈즈가 자신보다 형이 더 대단하다고 칭찬한 부분이 있었어요. 대단한 홈즈가 추켜세울 정도라니 형의 수준은 짐작조차 하기 어려웠어요. 후대 작가가 그런 홈즈 가문에 딸이 있었다는 소재로 이야기를 엮어간다니 믿고 볼만한 내용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홈즈 가문의 딸인 에놀라 홈즈가 오빠들 못지 않은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 기대되었어요.


사건은 정신병원에서 시작됩니다. 괴상하게 생긴 침대에 묶여있는 남자가 자신이 의사라며 풀어달라고 소리치고 수간호사는 웃어 넘기죠. 그런데 그가 말한 자신의 정체에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듭니다.

"내 이름은 키퍼솔트가 아니오! 왓슨이라고요!"

수간호사는 친절하면서도 기발한 말로 왓슨의 말에 대꾸했다.

"아, 다른 병동에는 셜록 홈즈도 있어요. 그런데 과연 그가 당신의 말을 보증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p.11-12


왓슨이 정신병원에서 환자 취급을 받고 있는 동안, 주인공인 에놀라는 자신의 이름을 새로 짓는 일에 골몰하고 있어요.

엄마는 틀림없이 예술적 기발함으로 내게 에놀라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을 것이다. 즉, 뒤에서부터 읽으면 얼론alone이 되는 이름 말이다. p.13


오빠들이 찾아내기 힘들도록 적당한 이름을 궁리하던 에놀라는 왓슨의 실종을 알게됩니다. 그녀는 변장을 하고 왓슨 부인을 찾아가요. 왓슨의 실종에 대한 단서를 찾던 에놀라는 기묘한 꽃다발을 발견합니다.

흔치않은 흰색 양귀비, 빨간 산사나무에 아스파라거스까지 섞인 꽃다발을 본 에놀라는 그걸 추적하기로 하죠.


산사나무는 오랫동안 이교도의 신들 및 불운의 강력한 상징인 요정들과 연관되어온 관목이었다. 영국에선 어떤 시골 여성도 예쁜 꽃송이가 달린 이 나무의 잔가지를 실내로 가져오는 일이 없다. 그렇게 했다가는 집안에 재앙이 닥쳐오고 심지어 죽음이 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p.58


그녀가 왓슨 부인과 얘기하는 사이, 또다른 손님이 도착합니다. 그는 바로 셜록이에요. 에놀라는 오빠에게 변장이 들키지 않게 연극을 한 뒤 조심해서 그곳을 떠납니다. 그녀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범인을 추적하고 범인의 정체를 알게됩니다. 그 사건에는 뜻밖에도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 있었어요.  

에놀라는 왓슨을 추적하기위해 셜록처럼 신문 광고란을 통해 의문의 상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통하려 합니다. 그런데 특이한 메시지를 발견하게 되지요.  


큼지막한 대문자로 쓰인 미스터리한 메시지가 내 시선을 휘어잡았다. 

ALONE PART PART ALONE

가히 출처도 모호하고 서명도 없는 메시지였다. P.166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담겨있다는 걸 알아내고 그것이 자신에게 보내는 셜록의 메시지임을 알아차립니다. 셜록의 천재성에 버금가는 기발함과 적극적인 성격의 에놀라는 홈즈보다 더 은밀히 움직여요.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요. 오빠들조차 다른 사람에게 여동생의 존재를 대놓고 알리지 않죠.


"홈즈, 자네는 자네 여동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내 생각엔," 마침내 그가 입을 뗀다. 

"그 아이가 나를 믿지 못하는 게 매우 유감인 듯해." P.205


셜록 홈즈와 왓슨을 비롯해 원작 캐릭터들의 성격, 배경은 그대로라 편안한 기분이 들어요. 에놀라는 셜록의 방식을 쓰기때문에 익숙하기도 하고요. 히어로 영화에서 스핀 오프 시리즈를 보는 것처럼 원래 있던 캐릭터를 재조명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자연스러워요. 에놀라만이 할 수 있는 해결 방법이 더해져 새로운 재미가 있어요. 시리즈의 다른 책도 기대됩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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