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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방치하지 않습니다
사라 윌슨 지음, 엄자현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사람에게 여러가지 면이 있고 스스로도 자신에게 한 가지 성격만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감에 차 있다가 우울해졌다가 기복이 심해 감정에 따라 세계가 달라지는 기분마저 들어요. [내 인생, 방치하지 않습니다]의 저자는 마흔이 넘도록 여러가지 심리치료와 약물치료에 시달리면서 세계적 여성지인〈코스모폴리탄〉의 에디터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소개되어 있네요. 평생 8가지 불안장애에 시달리면서도 성공을 이뤄낸 저자가 말하는 경험적인 실천방법이 기대되었습니다.
저자는 열두 살에 불안장애를 진단받았고 이후 폭식증, 우울증, 경조증, 대학 자퇴, 자살 시도 등 복잡한 삶을 살았습니다.
직업적으로도 유명 잡지사에서 근무하는 등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였지만 마치 위태롭게 쌓인 젠가처럼 그녀의 삶은 몇 조각만 빠져도 모든 것이 무너질 것처럼 보였다고 합니다. p.29

수없이 심리 상담을 받고 약물 처방까지 받았지만 그녀의 상태는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그녀는 쾌락주의자 루크레티우스의 말을 발견하고 도움을 받아요.
성난 바다를 헤치고 삶이 꾸준히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은 바로 이 불만족이다. p.68

인간의 척추 끝에있는 후구가 두뇌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간의 후각은 아주 직접적이고 불안과 밀접하게 연결되고 불안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특히 후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해요.
심각한 불안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이기도 한 민감함에 대한 말이 나옵니다. 불안증을 갖고 있던 아나이스 닌의 말이 특히 멋지게 들려요.
무언가는 늘 과잉에서 태어난다. 위대한 예술은 극한의 공포, 극한의 외로움, 극한의 속박, 불안정에서 태어난다. p.147

저자는 중국 속담이기도 한, 이 책의 원제목처럼 괴물을 이기기위해 먼저 괴물을 아름답게 만들기로 합니다. 그 실천으로 늘 많은 시간 바쁘게 지내는 자신만의 공간을 찾는 방법을 제안해요. 뜻밖에도 호흡과 미소 짓기라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입니다.p.231
저자는 키르케고르의 말을 통해 불안에 대한 정의를 달리 합니다.p.271
불안이 밀려오는 것이 비록 끔찍할지언정 더 이상 도망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오히려 불안이 나를 원하는 곳으로 데려가주는 일종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불안을 없애고 극복하기만 해야할 존재가 아니라 흥분과 유사하다고 받아들이고 자신의 일부로 여기는 방식이 저자가 택한 방법이고 또 추천하기도 하는 길입니다.
불안장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와 공존의 방법까지 구체적인 내용이라 저처럼 비슷한 어려움이 있는 사람에겐 특히 도움이 되네요. 추천합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