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이 하루의 끝을 잡아당긴다 - 시가 되고픈 산문집
원시인 지음 / 멘토스퍼블리싱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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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사람의 뒷모습은 항상 많은 상상의 여지를 남깁니다. '어두운 밤이 하루의 끝을 잡아당긴다'라는 인상적인 제목과 이국적인 여인의 뒷모습이 분위기가 있어요. 들어가기 앞서 마치 하얀 눈 속에 얼어버린 눈의 여왕을 연상시키는 여인의 모습도 고전적이고요. 삶과 죽음, 나와 남에 대한 짧은 시들이 감상적이고 진지한 내용일거라 기대되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서는 외로움, 고통 등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느껴져요.




보고 싶은 세상 p.18

희망은 나의 아픔을 즐길 뿐이고 

만남음 돌아서 잊혀질 뿐이고

믿음은 허망한 쓴웃음만 짓게할 뿐인 것을...



아름다운 시 p.23


아름다운 시를 쓰고 싶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감동해서 

눈물을 아니 흘릴 수 없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노래하고 싶다.


그리고 사람들의 눈물이 마르기 전에 

아름다운 시를 지욱로 한 자 한 자 지우련다.

이 세상에 아름다움이 얼마나 없는지 

어리석은 인간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두번째 이야기 나 그리고 남. 어둠과 우울은 더욱 짙어져 약, 메스, 정치, 종교, 죽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책 제목의 의미를 드러내는 시가 포함되어 있어요.



하루의 끝 p.82


오늘도 하루가 지나간다.

어두운 밤이 하루의 끝을 잡아당긴다.

...

내 하루 치의 절망은 또 쌓이고

내 하루 치의 죽음이 다가오고..


짙은 어둠이 와도 잠을 이루고 싶지 않다.

나 몰래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다.


세번째 이야기 죽음 그리고 소녀는 구체적인 자살의 방법들까지 말하고 있어 마치 유서처럼 보입니다.   

네번째 이야기 다하지 못한 이야기는 작은 생각들을 짧은 시나 산문으로 나타내고 있어요. 


행복 p.220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것은 행복이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옆에 있는 행복을 보지 못해서이다.

라고 말하는 아주 불행한 사람들이 있다. 


시를 읽고 내용과 연결되는 느낌을 주는 사진이나 삽화에 시선이 머물게 합니다. 전체적으로 석양, 그늘, 약간 우울한 분위기를 이어갑니다. 요즘 많이 보게되는 시들과 달리 베르테르의 슬픔처럼 클래식하고 낭만적인 내용입니다만 너무 어두운 내용이 많아 저자의 마음이 걱정될 정도입니다. 

아직도 시를 쓰는 시인들이 있고 시집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입니다. 원시인 님이 펼쳐내는 문학의 중심이자 가장 압축된 언어의 유희를 앞으로도 계속 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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