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보들

보들보들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1
야마자키 요코 지음, 이모토 요코 그림, 이지혜 옮김 / 북극곰 / 2018년 12월

토끼 인형 보들보들과 토끼 가족의 짧은 이야기.

진짜 동물처럼 만든 인형이 있어 무심코 멈춰 감탄하며 본 적 있어요. [보들보들]은 이삿짐 트럭에서 떨어진 토끼 인형과 진짜 토끼들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입니다. 인형인 보들보들이 토끼 가족과 어떻게 지낼지, 귀엽고 따뜻한 이야기가 기대되었습니다.

눈이 쌓인 숲 속에 이삿짐 트럭이 부릉부릉 지나가고 데굴데굴 데구루 작은 바구니 하나가 떨어집니다.
엄마 토끼가 누군가 우는 소리를 들어요. 엄마 토끼가 바구니를 발견해 뚜껑을 살짝 열었습니다. 안에 들어있는 건 토끼.

"근데 우리랑 좀 다르네. 넌 누구니?"
"전 토끼 인형 보들보들이에요."
보들보들은 뜻밖에 배가 고프다고 울었던 거예요.
"뭐가 먹고 싶니?"
"케이크요."
게다가 먹고 싶은 건 케이크라니 평범하지 않죠. 숲 속에 케이크가 있을 리 없으니 대신 산딸기를 먹어봅니다. 처음엔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지만 먹어보니 새콤달콤.

함께 자도록 해주겠다는 엄마 토끼의 배려에는 아랑곳없이 집이 정말 작다고 하고 텔레비전을 보고 싶다니 보들보들이 어떻게 지내왔는지 대충 짐작이 가요.

보들보들은 제 모습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을 원하기까지 합니다. 토끼 가족들은 그래도 짜증내지 않고 잘 받아줘요. 울보에 떼를 쓰는 보들보들도 실은 마음이 여리고 착한 성격입니다.

처음엔 까다로워 보이던 보들보들이지만 곧 토끼 가족과 자연 속에서 지내는 데 익숙해집니다. 결말은 해피엔딩이지만 조금 안타까운 기분도 드네요.

일본어로 표기되었을 의성어, 의태어를 우리말로 예쁘게 바꿔 주셨어요. 보들보들이란 이름도 귀엽고 잘 어울려요. 보들보들도 토끼 가족도 동글동글하고 봉제인형을 그린 것처럼 그림도 부드럽고 따뜻해요. 사랑스러운 내용과 잘 어울리는 그림체입니다. 

이 책에서 보들보들이 인형이란 점은 전혀 의식되지 않습니다. 보들보들이 울고 말하고 먹기까지 하니까요. 아이들이 함께 데리고 노는 인형을 살아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마음이 그대로 담긴 듯이 느껴져요. 보들보들을 인형이 아닌 도시 토끼, 산속 토끼의 이야기로 봐도 상관없겠어요. 기대한 대로 착하고 예쁜 이야기였습니다.

원문 - 예스24: http://blog.yes24.com/document/10946808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