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여왕 디즈니의 악당들 1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주정자 옮김 / 라곰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마법의 거울에 사로잡힌 영혼이여

머나먼 공간을 넘어라.

바람과 어둠 사이로 우리가 너를 부른다.

말하라! 우리에게 너의 얼굴을 보여다오. p.162


우리가 아는 백설공주의 이미지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만들었다고 해요. 백설공주의 외모도 왕비의 특징도요. 디즈니 애니메니션에 나온 악당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루는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에서 첫번째 [사악한 여왕]으로 백설공주의 왕비가 주인공입니다. 그녀에겐 어떤 비밀이 있을지 기대되었습니다.


백설공주의 왕비는 정말 악녀였을까? 백설공주의 왕비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악당 중에서 손꼽히는 인물이에요. 창백한 얼굴과 싸늘한 표정이 음산한 느낌을 주고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죠.

이 책은 가제본으로 읽었어요. 스프링 처리된 모양이 특이하고 마치 편집자가 되어 출판전에 미리 내용을 보는 듯한 기분을 갖게합니다.


왕비는 거울 장인의 딸로 왕이 우연히 그녀를 만나 호감을 보입니다. 하지만 그는 돌아가 소식이 없어요. 거울 장인이 세상을 떠나고 그녀는 부친이 남긴 거울을 바깥에 내어놓아요. 그 거울들이 반짝거릴 때 다시 왕이 나타나 그녀를 궁으로 데려갑니다. 하지만 귀족도 아무런 배경도 없는 그녀가 왕의 새왕비가 되는 걸 두고 사람들은 그녀가 왕을 홀렸다고 수근대죠.



어린 백설 공주는 아기 새처럼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두 팔로 백설공주를 끌어안은 왕비는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사랑이 몸 안 가득 퍼지는 것을 느꼈다. 왕비는 이런 것이 사랑의 무게라면 심장이 터져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p.14


왕비는 백설을 보고 애정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왕에게서 거울을 선물받고 불길한 기분을 느껴요. 어린 백설과 왕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왕이 전장으로 떠납니다. 왕비는 왕에게서 받은 거울에게서 기이한 느낌을 받아요.


그녀 뒤에 뭔가가 있었다. 뭔가, 아니 누군가가 왕비와 함께 거울 속에 있었다. 

하지만 방 안에는 왕비 말고 다른 사람이 없었다.

왕비는 거울 속에서 자신의 어깨 너머로 누군가의 얼굴을 봤다고 확신했다. p.52


왕이 귀환하고 적군의 습격을 무사히 넘긴뒤 왕은 왕비에게 그녀가 깨뜨렸던 거울을 돌려줍니다. 그는 그 거울을 만든 사람이 바로 왕비의 부친이라고 하죠. 왕이 다시 떠나고 왕비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늙고 추한 걸 보고 두려워합니다. 


왕비는 악마가 자신의 영혼에 스며든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거울이 빚어낸 불안과 남편의 부재가 가져온 깊은 슬픔이 넘쳐흘러서 

이제는 침실을 벗어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 p.73


거기에 기이한 세 자매가 나타나 백설에게 왕비가 그녀에게 할 위험한 행동을 말해줍니다. 그들이 심지어 백설을 모함하고 마침 돌아온 왕이 그 상황에 백설을 꾸짖죠. 왕비는 백설을 두둔하고 세 자매를 쫓아냅니다. 하지만 마법의 거울이 마침내 정체를 드러내고 왕비는 흔들리게 되지요. 그리고 왕의 죽음이 결국 왕비를 무너뜨려요.



왕비는 변한 자신의 모습에 절망했다. 

왕비가 거울에 비친 보기 싫은 자신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절망에 빠지려는 순간 

거울 너머로 어떤 형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왕비는 희망, 심지어 환희가 솟아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p.154


죽은 왕비를 닮은 백설공주를 바라보는 왕의 시선에 불안하진 않았을까? 그녀가 아름다움에 집착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여러가지 의문에 대한 답이 작가의 해석으로 풀립니다. 왕비의 부친이 나쁜 사람이었다는 전제도 있고요. 거울의 비밀이 과거와 연관되었다는 설정도 흥미로워요. 자신감이 부족하던 왕비는 왕이 아무것도 없는 자신을 사랑하는 이유가 아름다움 때문이라 생각하고 집착한거죠. 천진한 백설공주는 죄가 없지만 그녀에게 잘 해주던 왕비였기에 악녀가 되어가는 과정에 연민을 갖게 되네요. 변하게 된 이유가 안타깝고 평면적인 악인이 아니라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으로 생각됩니다. 이미 아는 이야기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기 때문에 동화와는 다른 느낌이에요. 백설공주를 재미있게 본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 자체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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