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책을 읽어 준다면
존 버닝햄 지음, 정회성 옮김 / 미디어창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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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면 

꿀을 모으는 벌이랑

땅에 굴을 파는 토끼 가운데 누구를 도와주고 싶어?



우리나라엔 호랑이가 곶감을 먹는다든가 담배를 피운다는 말이 있는데, 존 버닝햄은 [호랑이가 책을 읽어 준다면]하고 생각을 하는군요.  80대의 작가가 아직도 아이처럼 천진한 그림과 함께 이야기하는 상상의 세계가 기대되었습니다.

표지에는 소파에 앉은 호랑이가 인자한 할아버지처럼 잠옷 차림의 아이를 안고 존 버닝햄의 그림책을 들여다보고 있어요. 오렌지 색 머리카락의 아이가 발그레한 볼로 미소짓는 모습이 사랑스럽네요. 책의 본문은 바로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심술쟁이 아기에게 주먹으로 맞거나 오소리에게 밀려 넘어지는 모습이 우습고 귀여워요. 아이는 화를 내지 않고 어리둥절한 얼굴이에요. 하늘을 날 때와 발가벗고 물고기와 헤엄칠 때는 기분좋은 미소를 지어요.



네가 아기였을 때에 대해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게 싫어?


호랑이가 책을 읽어 주는 게 좋아?

마법사가 노래를 불러 주는 게 좋아?



거위가 요리를 해주는 건 어때?

아니면 돼지가 유모차를 태워 주는 건 어떠니?


아이는 많아봐야 예닐곱 살일텐데 벌써 과거에 대해 말하는 게 싫어진 걸까요? 엄마의 잔소리와 아기처럼 다루는 방식에 짜증내는 건 어느나라 아이들이나 똑같은 모양이에요.  

이 책의 이야기들에는 '왜?'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없어요. 그저 다짜고짜 주인공 아이가 갑자기 낯선 상대들과 황당한 사건에 휘말려요.이야기들은 연결되지 않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여기저기 달아납니다.


점차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아하, 이건 좋고 싫고의 문제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과 싫어하고 하기 싫은 일, 상대의 태도에 따른 반응, 내가 한 행동에 대한 결과 등인 거죠. 꼬치꼬치 상황을 따지지 않고 재미난 경우로 예를 들어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린 왕자를 닮은 아이가 웃거나 뚱한 표정으로 드러내 보이는 감정도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이 많이 나와서 흥미를 유지할 수 있어요. 부드럽고 편안한 그림체로 상상력을 펼칠 수 있게하는 내용이예요.   



* 이 리뷰는 창비 출판사 자체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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