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런던이의 마법병원 - 내 아이와 함께하는 감동적인 판타지 ㅣ 런던이의 마법
김미란 지음 / 주부(JUBOO) / 2024년 8월
평점 :
비 오는 날, 우연히 만난 무지개 지렁이.
그리고 그 뒤를 따라 들어선 ‘마법병원’이라는 신비한 세계.
아이와 함께 《런던이의 마법병원》을 펼치는 순간,
우리 집 거실이 곧바로 모험의 출발점이 되었어요.

책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뜬 주인공의 표정이었어요.
아이가 무언가를 보고 깜짝 놀란 듯한 얼굴, 긴 머리카락이 날리는 모습,
그리고 푸른 빛이 감도는 표지의 분위기는
금세 책 속에 마법 같은 일이 펼쳐질 것만 같았죠.
선아는 책을 보자마자 “엄마, 이 표지 완전 영화 같아!”라고 했답니다.
정말 마치 한 장면이 정지된 애니메이션 같았고,
책을 펼치기 전부터 이미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났어요.

이 책은 판타지 동화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이 평소 무서워하는 주사, 양치질, 편식 같은
일상 속 두려움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특별했어요.
“엄마, 나도 병원은 좀 무서웠는데,
런던이는 진짜 멋져!” 라고 말하는 선아의 말처럼,
이 책은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를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도와주는 이야기였답니다.

책 속에서 런던이는 마법병원을 탐험하면서 어둠의 검은 귀신, 이상한 약방,
초록 마법 숲, 파란 파도 위의 댄스 대결 등 상상력 넘치는 도전들을 만나게 돼요.
장마다 짧고 굵은 모험이 담겨 있어서,
아이들이 집중력을 유지하며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죠.
매 장이 끝날 때마다 “다음엔 어떤 일이 생길까?” 하며 눈을 반짝이는 선아를 보며,
책이 아이에게 어떤 자극을 주는지 실감할 수 있었어요.

특히 감탄스러웠던 건, 각 캐릭터와 공간들이 단순한 환상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아이들의 감정과 경험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예를 들어, ‘검은 귀신’은 두려움, ‘초록 마법 숲’은
새로운 도전을 상징하는 듯 느껴졌어요.
그리고 그런 두려움과 맞서면서도,
친구들과 함께하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런던이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안심’도 전해주더라고요.
64페이지의 이야기 속에는 아이의 감성과 사고력, 감정 인식, 문제 해결 능력을 이끌어내는 다채로운 장치들이 가득했어요.
특히 섬세하고 다채로운 일러스트 덕분에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고요.

선아는 책을 다 읽고 나서, 무지개 지렁이를 그려 주면서
“얘가 진짜 도와주는 친구 같아.
나도 병원에 갈 때 이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했어요.
그 말 한마디에, 이 책이 선아에게
단순한 이야기 이상으로 다가갔다는 걸 느꼈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가족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이에요.
마법 같은 세계를 여행하면서도, 런던이가 떠올리는 사람은 언제나 가족이에요.
그것이 이 책이 따뜻한 동화로 남는 이유겠지요.
《런던이의 마법병원》은 단순한 판타지 동화가 아니라,
두려움을 마주하고, 상상력으로 이겨내며,
감정과 관계의 소중함을 배워가는 ‘감성 성장 동화’ 같았어요.
무엇보다, 아이가 책 속에서 ‘나도 해볼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다는 게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혹시 우리 아이가 병원을 무서워한다면,
혹은 평소 무서운 것에 쉽게 주눅 든다면, 이 책을 권해 보세요.
무지개 지렁이와 함께 용기 한 스푼, 상상력 한 줌을 얻고 돌아올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