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큘라 - 책을 마시는 아이 ㅣ 파스텔 동화책 2
에릭 상부아쟁 지음, 유경화 그림, 이선주 옮김 / 파스텔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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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먹는’ 것도 아닌데, ‘마신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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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먹는다는 설정은 종종 봐 왔어요.

그런데 책을 마신다는 말에는 왠지 모를 감각적인 느낌이 있었어요.

표지를 보자마자 제목부터 시선을 붙잡더니,

‘책큘라’라는 이름이 머릿속에서 맴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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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부터 이미 반은 빠져든 기분이었어요.

책을 좋아하지 않던 아이가 책의 진짜 맛을 알게 된다는 설정도

괜히 기대가 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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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제일 싫은 아이, 서점 집 아들 오딜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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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오딜롱은 책을 싫어하는 아이예요.

그것도 그냥 싫은 정도가 아니라,

책 읽으라는 말만 들어도 잔소리처럼 느껴질 만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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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아빠는 서점 주인이에요.

책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자랐지만

오딜롱에게 책은 여전히 딱딱하고 재미없는 존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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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정부터가 묘하게 현실적이어서 웃음이 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좋은 환경이 있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좋아지지는 않는다는 걸

아이 키우며 늘 느끼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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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대를 꽂아 책을 마시는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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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어느 날, 아빠 서점에 찾아온 괴상한 손님으로부터

본격적으로 흘러가요.

책을 펼쳐 읽는 게 아니라 책 한가운데에 빨대를 꽂고

쪽— 하고 마시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오싹하고 기묘해요.

하지만 그 장면이 무섭기보다 묘하게 끌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책 속 글자를 마신다는 발상이 책에 깊이 빠져드는 모습을

아주 색다르게 보여 주는 것 같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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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묘지, 그리고 책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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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손님을 따라간 곳은 설마 했던 공동묘지예요.

분위기는 점점 더 오싹해지고, 이야기는 속도를 붙여요.

그리고 밝혀지는 정체, 바로 책큘라예요.

사람의 피 대신 책 속 잉크를 마시는 드라큘라요.

이쯤 되면 무서워서 덮을 법도 한데, 이상하게도 페이지를 멈출 수가 없어요.

짧은 문장에 전개가 워낙 빠르다 보니

다음 장, 그다음 장이 자꾸 궁금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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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마시고 나서 달라진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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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큘라에게 물린 뒤 오딜롱의 세상은 완전히 달라져요.

이제는 책이 눈에 들어오고, 자꾸만 마셔 보고 싶어져요.

이 변화가 억지스럽지 않은 게 참 좋았어요.

갑자기 책을 좋아하게 되는 게 아니라,

책이 맛있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거든요.

이 장면을 읽으며 책이 싫었던 아이도

아직 ‘맛’을 몰랐을 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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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게 아니라, 맛보는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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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큘라』는 책을 읽으라고 설득하지 않아요.

대신 책을 마셔 보고 싶게 만들어요.

어떤 책은 달콤하고, 어떤 책은 씁쓸하고,

어떤 책은 처음엔 낯설지만 자꾸 생각나는 맛처럼 느껴져요.

자연스럽게 책을 골라 읽는다는 게 무엇인지 떠올리게 되는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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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시간이 더 재미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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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 혼자 읽어도 재미있지만,

함께 읽으면 더 몰입하게 돼요.

오싹한 장면에서는 숨을 고르게 되고,

웃긴 장면에서는 같이 웃게 되고,

이야기가 빨라질수록 자연스럽게 책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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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책을 ‘마신다’는 표현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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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첫 맛을 알려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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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큘라』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더 넓은 독서의 세계를,

책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에게는 첫 맛을 알려 주는 동화예요.

책을 편식하지 않고 다양하게 맛보는 경험이

얼마나 즐거운지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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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서 다음 책을 찾게 되는 힘이 있는 이야기,

그게 『책큘라』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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