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님, 안녕하세요 - 개정판 ㅣ 저학년은 책이 좋아 53
강민경 지음, 이영림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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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숙이기 전엔 몰랐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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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 진지 드세요』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아드님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가 나왔다는 소식에 자연스럽게 손이 갔어요.

이번 이야기는 ‘인사’라는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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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입장에서는 늘 당연한 말이 있잖아요.

“인사 좀 해.”

그 말이 아이에게는 얼마나 큰 숙제처럼 느껴질 수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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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뻣뻣 김주한’이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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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주한이는 인사를 안 하기로 유명한 아이예요.

예의가 없어서라기보다는, 인사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는 아이예요.

인사를 하든 안 하든 세상은 그대로 돌아갈 것 같고,

굳이 안부를 확인해야 할 이유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그냥 쑥스럽고 귀찮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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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안에서 혼잣말로 인사를 연습해 보는 장면을 읽는데,

괜히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이 찡했어요.

말꼬리를 올려도, 내려도 어색하고

결국 “귀찮아” 하고 포기해 버리는 모습이

괜히 낯설지 않게 느껴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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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안 해서 ‘투명 인간’이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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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주한이가 ‘투명 인간’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장면이에요.

아무도 뭐라고 크게 말하지 않지만,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조금씩 사람들 사이에서 밀려나는 느낌을 받게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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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인사가 단순한 예절이 아니라

‘나 여기 있어요’ 하고 존재를 드러내는 신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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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마음을 숨기는 방법이 아니라, 열어 보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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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전환점은

주한이가 가장 난처한 순간에 도움을 받으면서 찾아와요.

인사도 제대로 한 적 없던 이웃 할머니의 도움 덕분에

큰 위기를 넘기게 되지요.

​

처음엔 비밀을 지키기 위해

마지못해 인사를 시작했던 주한이지만,

신기하게도 인사를 할수록 마음이 조금씩 달라져요.

​

고개를 숙일수록 사람들이 더 잘 보이고,

세상이 조금씩 넓어지는 느낌을 받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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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서 선아는

“나는 인사 잘하는 편이라서 잘 몰랐던 마음이래요”하네요.

늘 먼저 인사하는 아이지만,

‘인사가 어려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점이 인상 깊어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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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E 성향 아이가 읽은 ‘인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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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강아지나 고양이에게도

자연스럽게 말을 거는 우리 집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며 내내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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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읽고 나서는

“인사를 못 하는 친구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쪽으로

생각이 확장된 게 느껴졌어요.

잘하는 입장에서의 자신감이 아니라,

못할 수도 있는 마음을 이해하는 쪽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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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가르치기보다, 느끼게 해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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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 안녕하세요』가 좋았던 이유는

인사를 해야 한다고 훈계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왜 인사가 필요한지,

인사를 했을 때 마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여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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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읽고 나면

“인사해라”라는 말 대신

“인사하면 이런 기분일 수도 있겠구나” 하고

아이 스스로 느끼게 되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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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인 만큼 넓어지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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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장 제목처럼

고개를 숙인 만큼 세상이 넓어진다는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아요.

​

인사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을 조금 낮추는 방법이라는 걸

이 책이 참 따뜻하게 알려 줘요.

​

아이와 함께 읽으며

우리도 인사를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진심으로 해 보고 싶어졌던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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