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셔야죠”라는 말 이후
이 책의 첫 문단을 읽자마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어요.
암 진단보다, 수술보다, 항암보다
어쩌면 더 어려운 말이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세요”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아프면 쉬어도 되는 시간은 분명히 있었는데
다 나았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다시 예전처럼 살아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시작되는 거예요.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해요.
치료 이후의 삶,
아무도 자세히 말해주지 않았던 그 시간에 대해서요.
암경험자의 일상은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이에요
머리가 자라기 전,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무서운 마음.
체력은 바닥인데
야근도, 집안일도, 병원도 다 해내야 하는 현실.
기억력 저하, 불면, 피로감,
그리고 “괜찮아 보이는데 왜 그래?”라는 시선까지.
이 책이 좋았던 건
이 모든 이야기를 과장하지도, 불쌍하게도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그냥 정말
“아, 이런 하루가 있지”
“이런 마음이 들지”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돼요.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대견하다는 말의 무게
읽으면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건
주변 사람들의 말이었어요.
“천천히 해도 돼.”
“기다릴 수 있어.”
“어떤 모습이든 괜찮아.”
이 말들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작가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혼자서만 버티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살아내는 이야기라서
읽는 내내 숨이 덜 막혔어요.
사회복귀, 미션처럼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아요
이 책은 사회복귀를
멋지게 성공한 이야기로 포장하지 않아요.
연차 없는 상태에서 병원 가야 하고요,
예전 같지 않은 업무 능력에 자존감이 흔들리고요,
집에 오면 또 다른 노동이 기다리고 있어요.
그래서 더 진짜 같았어요.
“그래도 해보는 중이에요.”
이 말 한마디가 이 책의 핵심 같았어요.
“살아낸 김에, 즐겨볼까?”라는 문장이 주는 용기
책 제목이 참 좋아요.
억지로 밝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아요.
살아냈으니까 이제는 조금 즐겨봐도 되지 않겠냐는
조심스럽고 다정한 제안 같았어요.
기뻐도 하루, 슬퍼도 하루라면
조금이라도 기분 좋게 보내는 게 당연히 더 좋잖아요.
이 문장이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마음속에 남았어요.
암 이야기가 아니라, 삶 이야기였어요
이 책은 암에 대한 전문서도 아니고
극복 서사도 아니에요.
그냥 아팠던 사람이 다시 사회로 돌아가며
우왕좌왕하는 이야기예요.
그래서 암경험자가 아니어도 읽다 보면 공감하게 돼요.
아픔의 종류만 다를 뿐 다들 각자의 이유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연습을 하고 있으니까요.
마무리하며
『살아낸 김에, 즐겨볼까?』는 조용히 옆에 앉아서
“괜찮아, 지금도 충분해”라고 말해주는 책이에요.
지금 회복 중인 분들,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두려운 분들,
혹은 그냥 요즘 좀 지친 분들께 따뜻하게 추천하고 싶어요.
오늘 하루도 잘 살아냈다면 그걸로 충분히 대단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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