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여섯 할머니와 툴툴 할아버지와 하얀 고양이와 책 오렌지문고
박정완 지음, 윤동 그림 / 그린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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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마음이 느리게 열리는 이야기였어요

《다리 여섯 할머니와 툴툴 할아버지와 하얀 고양이와 책》은

처음부터 큰 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대신 아주 익숙한 풍경에서 시작돼요.

공동주택의 작은 정원, 텃밭, 주민 도서실.

우리 주변 어디에서든 볼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라

아이도 저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들어가게 됐어요.

툴툴대는 할아버지와 마음이 여린 할머니,

그리고 정원에 나타난 하얀 고양이.

누구 하나 특별하게 나쁘지도, 특별하게 착하지도 않아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고양이는 귀엽기만 한 존재가 아니었어요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동물을 무조건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아서였어요.

고양이 똥 때문에 상추밭이 망가지는 장면에서

할아버지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됐어요.

“왜 하필 우리 밭이야?”

툴툴대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고양이는 점점 ‘불편한 존재’가 아니라

‘사연이 있는 이웃’처럼 보이기 시작해요.

그 변화가 아주 조용해서 더 마음에 남았어요.


 


책이 이야기를 움직여요

이 동화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책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하얀 고양이가 《라푼첼》 이야기를 믿고

상추를 먹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나왔어요.

조금은 엉뚱하고 무모해 보이지만 새끼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는 걸 알게 되니 그 믿음이 참 애틋하게 느껴졌어요.

아이도 “책을 진짜 믿어서 그렇게 한 거네”라며

책이 사람과 동물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어요.



 



사계절이 흐르면서 마음도 변해요

이야기는 가을부터 여름까지 사계절을 따라 천천히 흘러가요.

처음엔 경계와 불편함이 가득하던 할아버지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져요.

어느 순간 고양이가 깰까 봐 숨을 죽이고 앉아 있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미소가 나왔어요.

선아도 그 장면에서 할아버지가 왜 그렇게 바뀌었는지

자기 나름대로 생각해 보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 변화가 말로 설명되지 않아 더 좋았어요.


 


돌봄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아요

이 책은 돌봄을 ‘착한 선택’으로 그리지 않아요.

불편하고 귀찮고 마음 쓰이는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생기는 감정으로 보여줘요.

그래서 더 진짜 같았어요.

아이에게도 “함께 산다는 건 이런 거구나”

하고 느끼게 해 주는 책이었어요.

읽고 나서도 고양이 이야기보다 사람 마음 이야기가 더 오래 남았어요.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이야기였어요

크게 웃기거나 눈물이 쏟아지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대신 읽고 나서 마음이 한 톤 낮아지는 느낌이 드는 책이에요.

아이와 나란히 앉아 천천히 읽기 좋은 동화였고

책이 사람을 조금 바꿀 수 있다는 걸

다시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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