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 소문 말고 진실 다산어린이문학
황지영 지음, 송효정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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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체험후 작성한 후기입니다>


요즘 아이들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훨씬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더라고요.

《톡: 소문 말고 진실》은 그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었어요.

줄글 하나 없이 오직 톡 대화창과 앱 화면으로만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점도 새로운데,

그 안에 담긴 감정의 깊이가 생각보다 훨씬 컸어요.


책을 펼치자마자 선아가 유독 집중해서 보길래 이유를 물어보니,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게 떠올랐다고 하더라고요.

선아네 학교는 보호자 없는 단톡방은 절대 금지예요.

저도 여러 위험을 고려해서 선아 키즈폰에는 카톡을 아예 차단해 두고,

정말 필요할 때만 제 휴대폰에 선아 계정을 등록해서 메시지를 확인해요.

그런데 어느 날, 선아가 갑자기 “선생님께 혼났다”고 하더라고요.

상황을 알고 보니 누군가가 선아를 단톡방에 몰래 초대한 거예요.

선아는 그 방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그 단톡방이 선생님께 들키는 바람에

선아도 방 안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돼버린 거죠.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디지털 공간의 특성상 결국 그 안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쉽게 오해가 생기더라고요.



 

책의 주인공 민지도 그래요.

독후감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지만,

엄마의 과거 기사와 단톡방에서 퍼지는 소문 때문에 마음이 꽉 막힌 아이예요.

민지가 친구 로희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장면에서,

선아가 조용히 책장을 넘기다가 살짝 표정이 굳더라고요.

아마 선아도 “내가 겪은 일과 비슷하다”는 마음이 올라왔던 것 같아요.

어려운 장면에서도 선아는 끝까지 책을 붙들고 읽더라고요.

그 자체로 아이 마음 안에 이미 질문이 생긴 거겠죠.



책 속 단톡방을 보면, 한 줄의 짧은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누군가에겐 사실처럼 퍼져가요. 저는 ‘어디서 시작된 말인지,

왜 이렇게 빨리 번지는지’를 톡 형식이 보여주는 방식이 정말 신선했어요.

특히 “말하는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톡의 말투,

답장 속도, 읽씹과 안 읽씹의 감정선”이 글보다 생생하게 느껴져서

아이들이 왜 이런 공간에 많이 흔들리는지 새삼 이해가 되더라고요.



 

선아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이것도 사실 다 소문이 문제잖아요.”

하고 툭 내뱉듯이 이야기했어요. 아이 말이 맞더라고요.

기술은 참 편리해졌는데, 감정이 오가는 방식은 더 어려워지고 있어요.

《톡: 소문 말고 진실》을 읽으며 선아와 디지털 예절, 단톡방의 위험성, 말의 무게에 대해 조용히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억지로 가르치려 하기보다, “엄마도 잘 몰라서 같이 고민해보자”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더니 선아도 한층 편안하게 자기 생각을 보여주더라고요.


 



요즘 긴 글을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이 책은 전혀 부담 없이 술술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형식이 너무 익숙해서, 읽는다기보다 ‘보고 있다’는 느낌에 가까웠어요.

저는 이 책이 단순히 재미있는 장르 실험을 넘어,

요즘 아이들의 진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작은 창문 같은 책이라고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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