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져라 소원 일기장 독깨비 (책콩 어린이) 89
혼다 아리아케 지음,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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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자마자 오래전에 봤던 일본 드라마 데스노트가 스쳐 지나갔어요.

‘쓰면 이루어진다’는 설정 자체가 묘하게 비슷한데,

이 책은 그 분위기가 전혀 달라요.

무겁고 긴장감 넘치는 느낌이 아니라,

따뜻하고 말랑하고 귀엽게 마음을 밀어주는 이야기였어요.

표지만 봐도 ‘소원 일기장’이라는 말이 너무 사랑스럽고,

읽다 보면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은근히 찡한 부분이 있어요.


 


✨ ‘과거형으로 기록하면 이루어진다’는 설정이 주는 묘한 힘

주인공 고헤이가 돌아가신 할머니에게 받은 ‘소원 일기장’.

이 일기장에는 소원을 미래형이 아니라 과거형으로 적는 것이 규칙이에요.

예를 들면 “수영 완주했다”, *“독후감 썼다”*처럼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적는 거죠.

저는 이 설정을 보면서

“아, 이거 어른에게도 꼭 필요한 기록 방식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쓰는 순간 ‘이미 해낸 나’를 상상하게 되고,

그게 결국 행동으로 이어지는 구조잖아요.

아이도 이 부분을 꽤 흥미롭게 받아들이더라고요.

뭔가 “미리 써 놓으면 진짜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과 설렘이 동시에 온다”는 느낌?

그 말을 들으니 웃음이 났지만,

사실 어른도 똑같이 느끼는 부분이라 공감 백배였어요.


 


✨ “일일일보”—하루에 한 걸음씩

책의 핵심 메시지는 바로 일일일보, 하루 한 걸음 전진하기예요.

애들이라고 해서 막연하게 뛰어가고 싶은 꿈만 있는 게 아니라

때로는 작고 구체적인 한 걸음이 필요한데,

고헤이는 그 과정을 일기장을 통해 스스로 찾아가요.

시상식에서 실수를 하고 놀림을 받으면서

자신감이 바닥까지 떨어졌던 아이가 다시 일기장을 펼치고,

조금씩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글과 기록을 남기고…

그 모습이 정말 단단하고 예뻤어요.

저는 이런 책이 참 좋은 게, 성공했다고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성장 과정 자체를 보여준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그 과정이 아주 현실적이에요.

“어, 이건 우리 아이도 겪을 수 있겠는데?”

“나도 어릴 때 이런 감정 있었지.” 이런 마음이 들게 하는 이야기였어요.


 


✨ 아이와 함께 읽으며 느낀 점

선아는 고헤이가 실수 때문에 주눅 들어 있는 부분에서 조금 마음이 쓰였는지,

같이 읽다가 잠시 멈추더라고요.

“저런 상황이면 누구라도 속상하겠다”는 반응이 표정에서 그대로 느껴졌어요.

그걸 보면서 제가 느낀 건,

아이들이 책 속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는 힘이 참 크구나 하는 거였어요.

그리고 고헤이가 ‘일일일보’로 조금씩 스스로를 다시 세우는 장면에서는

은근히 응원하게 되는 느낌도 들었대요.

이런 작은 감정의 움직임이

책 한 권과 아이 사이에 생기는 따뜻한 연결이라고 생각해요.



 

✨ 따뜻하지만 확실하게 ‘노력’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책

이 책이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소원을 이루려면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얄밉지 않게, 부담스럽지 않게,

딱 아이가 받아들일 만큼만 전달한다는 점이에요.

기록이 결국 행동을 만들고, 행동이 자신감을 만들고,

그 자신감이 또 다른 용기를 만드는 흐름이

너무 자연스럽게 펼쳐져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 아이도 스스로 작은 목표를 적어보는 걸

조금 더 즐겁게 받아들이더라고요.

‘일기장’이라는 매개체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질 수 있는지

실제 사례처럼 보여준 책이었어요.


 


✨ 마음이 따뜻해지고 단단해지는 성장 동화

책을 덮고 나서도 남는 여운이 꽤 있었어요.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지만 그 기적은 결국

할머니의 마음 + 고헤이의 용기 + 기록의 힘이 만든 결과라는 점.

그리고 저는 이 제목이 너무 좋았어요.

《이루어져라 소원 일기장!》

읽는 순간 마음이 기분 좋게 올라가는 느낌.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나도 오늘 한 걸음만이라도 걸어볼까?”

이런 마음을 만들어주는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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