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빌려줍니다 내인생의책 그림책 133
팡쑤쩐 지음, 하오뤄원 그림, 이수안 옮김 / 내인생의책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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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예전처럼 골목에서 뛰어놀 기회가 많지 않아요.

학교가 끝나면 바로 학원으로 가거나, 스마트폰 속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죠.

그러다 보니 “진짜 친구”를 사귀는 일이 점점 어렵게 느껴지곤 해요.

그래서 이번에 함께 읽은 그림책 『친구를 빌려줍니다』는

우리 모녀에게 참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겨준 책이에요.

책을 펼치며 선아가 물었어요.



 

“친구를 어떻게 빌려줘요? 내 친구가 다른 친구랑 더 친하면 배신 아닌가요?”

이 한마디에 저는 웃음이 났어요.

이 나이의 아이들이 느끼는 ‘친구 관계의 미묘한 감정’,

그 속에 담긴 솔직한 마음을 고릴라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싶었거든요.


 

💛 외로운 고릴라의 한 장 광고

이야기의 주인공 고릴라는 외로워요.

그래서 나뭇잎에 ‘친구를 빌려줍니다’라는 광고를 붙이죠.

처음엔 돈으로 친구를 사는 느낌이 낯설었지만,

곧 미미라는 친구가 찾아와 함께 뛰어놀면서

고릴라는 점점 웃음을 되찾아요.

둘은 가위바위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숨바꼭질 같은 놀이를 하며

진짜 친구처럼 지내죠.

그림을 넘길 때마다 선아는 “아, 나도 해봤어요!” 하며 신나하더라고요.

어릴 적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던 기억이 되살아났는지,

책 속의 놀이 장면마다 웃음이 터졌어요.



💛 돈보다 마음이 먼저인 관계

하지만 미미가 떠나는 장면에서는

선아의 얼굴이 조용히 굳어졌어요.

고릴라가 외롭게 남겨진 장면이

아이 마음에도 닿았나 봐요.

이후 고릴라는 “무료로 친구를 빌려줍니다”라고 써 붙여요.

그 마음엔 ‘다시 친구를 만나고 싶다’는 진심과 용기가 담겨 있었죠.



 

그림책을 덮으며 선아가 조용히 말했어요.

“고릴라가 진짜 친구를 만나면 좋겠어요.”

저는 그 말이 참 따뜻하게 들렸어요.

친구란 결국 ‘빌리는’ 것이 아니라,

용기 내어 마음을 건네는 순간 생기는 거잖아요.


💛 그림 속 숨은 친구들 찾기 놀이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숨은 그림 찾기예요.

페이지마다 생쥐나 다른 동물들이 숨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여기 있다!” 하며 찾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그림 속 작은 존재들이 마치

“친구는 멀리 있지 않아, 바로 네 옆에도 있어”

하고 속삭이는 듯했어요.

그 덕분에 자연스럽게 이런 대화를 나눴어요.

“혹시 네 주변에도 아직 친구가 되고 싶은 아이가 있을까?”

“응, 나랑 말은 안 해봤는데 같이 그림 그리고 싶은 친구 있어요.”

이 대화 하나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했어요.

단순히 ‘우정’이라는 개념을 배우는 게 아니라,

친구가 되는 방법을 스스로 발견하는 과정이 되었거든요.



 

💛 부모에게도 따뜻한 메시지

『친구를 빌려줍니다』는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울림을 주는 책이에요.

요즘 아이들은 경쟁 속에서 자라다 보니,

서로 비교하거나 멀어지는 관계에 익숙해지기도 하죠.

그럴수록 “진짜 친구는 이익이 아닌 마음으로 맺는 관계”라는

이 단순한 메시지가 더 소중하게 다가와요.

책장을 덮으며 저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아이에게 친구를 많이 만들어주려 하기보다,

한 명과라도 진심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더 중요하겠구나.


 

💛 우정은 나눌 때 시작된다

고릴라가 마지막에 다시 용기를 내어 나뭇잎을 붙이는 장면은

아이의 성장과도 닮아 있어요.

선아 역시 새로운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걸 용기를 내보고 싶다고 했어요.

저는 그 한마디가 이 책이 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느꼈어요.

『친구를 빌려줍니다』는

단순한 그림책이 아니라,

아이 마음 속 ‘우정의 첫걸음’을 열어주는 열쇠 같은 책이에요.

따뜻한 색감, 유쾌한 놀이, 섬세한 감정이 모두 조화를 이루며

읽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하는 이야기예요.

📖 우정은 나누는 순간 시작된다.

고릴라처럼, 우리도 먼저 마음을 내밀면

진짜 친구는 바로 곁에 있을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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