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한다는 것 - 소통의 시대에 느림의 철학자 피에르 쌍소가 전하는 “진정한 대화”와 “대화의 행복”
피에르 쌍소 지음, 이진희 옮김 / 드림셀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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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보다 마음이 먼저 닿는 순간

요즘은 말을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은 많지만,

‘잘 듣는 법’을 알려주는 책은 잘 없는 것 같아요.

피에르 쌍소의 《대화를 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마음을 잠시 멈추게 하는 책이었어요.

‘대화란 결국 듣는 사람의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단순하지만

깊은 문장을 여러 번 곱씹게 되더라고요.

책을 펼치면 다양한 종류의 대화가 등장해요.

친구와의 가벼운 수다, 누군가의 고백, 논쟁, 편지 속의 대화,

심지어 식사 자리에서의 말 한마디까지요.

이야기 속에서 쌍소는 말해요. 대화는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존재를 확인하는 일이라고요.

그 말을 읽는 순간, 가족끼리 식탁에 앉아 “오늘 어땠어?”라고 묻는

그 짧은 문장에도 따뜻한 무게가 생겼어요.


🌿 천천히 말하고, 조용히 듣는 법을 배우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크게 배운 건 “대화에는 속도가 필요 없다”는 거였어요.

누군가의 말을 듣는 동안 우리는 자꾸 대답을 준비하느라,

정작 그 말을 놓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쌍소는 말해요. “대화의 가장 큰 미덕은 기다림”이라고요.

그 한 문장에 괜히 울컥했어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눌 때, 예전엔 “그래서 결론이 뭐야?” 하고

다그치던 제 모습이 떠올랐거든요.

지금은 잠시 말을 멈추고 아이의 표정을 먼저 봐요.

그러면 꼭 말하지 않아도 아이의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이 있어요.

그게 바로 쌍소가 말하는 ‘대화의 본질’이 아닐까 싶어요.

책 속에는 ‘듣기’가 단순히 귀로 듣는 행위가 아니라,

존중의 표현이라는 이야기가 나와요.

상대의 말 사이사이, 그 침묵까지 듣는 게 진짜 대화라고요.

그 문장을 읽으면서,

누군가 내 말을 끝까지 들어줬을 때의 따뜻했던 기억이 함께 떠올랐어요.

그때 느꼈던 안도감과 고마움이

결국 내가 누군가에게도 줄 수 있는 감정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 말보다 더 큰 침묵의 힘

이 책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말하지 않아도 좋은 순간들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점이에요.

쌍소는 ‘대화는 말의 예술이 아니라, 침묵의 균형에서 완성된다’고 말하죠.

그 표현이 참 예뻤어요.

가끔은 아이가 조용히 책을 읽고 있을 때,

그 옆에 말없이 앉아 있는 순간에도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서로 말은 없지만, 마음이 닿아 있는 그 시간.

쌍소가 말한 “좋은 침묵의 대화”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대화는 늘 화려하게 이어지지 않아도 괜찮대요.

오히려 조용한 시간 속에서 우리는 더 솔직해지고,

상대의 존재를 깊이 느끼게 된다고요.

이 문장을 읽으며 ‘그래, 대화는 꼭 말을 해야만 되는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어요.



 


🌷 관계를 단단하게 만드는 말의 온도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족, 친구, 그리고 제 자신과의 대화 태도가 조금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내 말을 전하고, 설득하는 게 대화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서로의 말이 머무를 공간을 만들어 주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이와도 예전보다 부드럽게 대화하게 되었어요.

조급함 대신 여유를 담은 목소리로,

‘그랬구나, 그래서 네가 그런 기분이었구나’ 하고 한 번 더 되물어 보게 되었어요.

그렇게 하니 아이도 자신의 생각을 더 오래 이야기하더라고요.

쌍소는 대화를 “마음의 다리 놓기”라고 표현했어요.

누군가와 마음이 닿았을 때 느껴지는 그 따뜻한 감정, 그게 바로 대화의 기쁨이라는 걸 이 책이 알려줬어요.


 


🌼 오늘, 다시 시작하는 진짜 대화

책을 덮고 나서 문득 생각했어요.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주고받지만, 정작 ‘대화’를 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하고요.

요즘처럼 빠르고 단답형의 세상 속에서

이 책은 “말의 속도를 늦추고, 마음의 방향을 다시 맞추라”고 부드럽게 이야기해 줍니다.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하루에 한 번, “진짜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고 있어요.

핸드폰을 멀리 두고, 가족과 따뜻한 차 한 잔 앞에서,

그날의 기분과 생각을 천천히 주고받는 시간이에요.

그 짧은 시간이 하루를 참 다르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대화를 한다는 것》은 그런 시간을 선물해 주는 책이에요.

말의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잇는 법을 배우게 해주는 책.

읽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고, 관계가 조금 더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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