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이혼주례를 했습니다 - 가정법원 부장판사의 이혼법정 이야기
정현숙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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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사실 좀 낯설었어요.

“이혼주례라니… 주례는 결혼식에만 있는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가정법원 판사들 사이에서 협의이혼 절차를 마무리할 때 쓰는 표현이 바로 ‘이혼주례’라고 해요.

저는 아직 법정이라는 공간이 멀게만 느껴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법정도 결국은 사람 사는 이야기의 한복판이라는 걸 느꼈어요.



💔 판결문에 쓰지 못한 진짜 마음들

책 속에는 다양한 사연이 등장해요.

지독한 술버릇을 고치려고 이혼을 결심한 아내

첫사랑과 주고받은 휴대폰 메시지 때문에 무너진 결혼

어린 자녀 손을 잡고 이혼 법정에 들어온 부부

불륜을 알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남편

읽다 보면 한숨도 나오고,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해요.

그런데 놀라운 건, 이 모든 장면이 차갑지 않다는 거예요.

판사가 단순히 “두 사람은 이혼하기로 의사가 합치되었음을 확인합니다”라고 선언하는 사람으로 보였는데,

사실은 그 안에서 수많은 감정과 공감, 그리고 위로를 나누고 있었더라고요.



😊 따뜻한 판사의 눈길

저자는 20년차 판사이자 아내, 그리고 세 아들의 엄마예요. 그래서일까요?

법정에서 만나는 사연을 대할 때마다

엄마의 눈길여자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요.

특히 “아이를 재판에 이용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정말 공감했어요.

책 속에서 부모가 아이를 무기로 삼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제 마음도 덩달아 답답해졌어요.

아이는 어른들의 갈등을 증명해 주는 도구가 아니라

그냥 보호받아야 할 존재잖아요.

저도 엄마라 그런지 그 부분은 특히 더 마음에 남았어요.



🌱 이혼 이야기인데 왠지 따뜻하다?

이상하게도, 책을 읽으면서 계속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이혼이라는 주제만 보면 어둡고 무겁게 느껴지잖아요.

그런데 이 책은 그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사람에 대한 애정과 유머가 스며 있어요.

예를 들어 “왕년에 이혼가방 한 번 안 싸본 사람 있습니까?”라는

챕터 제목을 보는데,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어요.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위로가 됐달까요.



✨ 내 마음에 남은 문장

책을 덮으면서 가장 마음에 남은 건 이런 메시지였어요.

“이혼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그리고 그 시작을 지켜보는 판사도 사람이다.”

저는 법정을 뉴스로만 접해왔는데,

이렇게 사람 냄새가 나는 공간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판사도 똑같이 고민하고, 함께 눈물 흘리고, 조용히 응원하는 사람이더라고요.

이 책은 단순히 이혼에 관한 기록이 아니에요.

✔️ 누군가는 위로를 얻고

✔️ 누군가는 다시 자신의 결혼을 돌아보고

✔️ 또 누군가는 ‘내 아이에게 어떤 가정을 물려주고 싶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저는 특히 “아이에게 어떤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됐어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적어도 아이 앞에서는 서로 존중하는 대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더 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겼어요.



『오늘도 이혼주례를 했습니다』는 무겁지 않게 읽히지만,

마음에는 오래 남는 책이에요.

울컥하다가 웃음이 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제 삶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이혼으로 힘든 시간을 겪는 분들뿐 아니라,

지금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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