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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어벤저스 8 - 사이버 범죄, 숨은 범인을 찾아라! ㅣ 어린이 법학 동화 8
고희정 지음, 최미란 그림, 신주영 감수 / 가나출판사 / 2025년 8월
평점 :
아이와 함께 손꼽아 기다리던 **<변호사 어벤저스 8>**을 받아보았습니다. 시리즈마다 현실과 밀착된 법률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늘 기대가 컸는데, 이번 권은 특히 아이들의 일상과 맞닿은 주제를 담고 있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표지부터 진지한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어두운 배경 속에서 어린이 변호사들이 결연한 표정으로 사건을 맞서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는데, ‘이번 권은 분명 무겁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겠구나’ 하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책장을 넘기자마자, 딥페이크와 보이스피싱이라는 요즘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주제가 펼쳐졌습니다.

첫 번째 사건은 초등학생 아린이가 겪는 사이버 폭력 이야기입니다. 아린이는 따돌림을 당하면서, 얼굴이 동물과 합성된 딥페이크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는 피해를 입습니다. 단순한 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는 누군가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는 심각한 범죄입니다. 어린이 변호사들이 대화방에 잠입해 증거를 수집하고, 가해자들이 동일 인물임을 밝혀내는 과정은 긴장감 넘치고 흥미진진했습니다. 무엇보다 책은 딥페이크가 단순한 이미지 조작이 아니라 법이 개입해야 할 영역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아이도 책을 읽고 “이건 장난이 아니네”라며 스스로 심각성을 깨닫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두 번째 사건은 고등학생이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체포되는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그는 범죄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사장의 부탁으로 은행 심부름을 하다 잡혔다는 점입니다. 부모 입장에서 이 사건은 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아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억울하게 범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사실이 현실감 있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변호사들은 진짜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작은 단서까지 쫓으며 고군분투하는데, 그 과정은 마치 추리 소설을 읽는 듯 흡입력이 있었습니다. 동시에 법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명확한 사실과 증거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전해 줍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사건 해결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법률과 판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준다는 점입니다. 딥페이크에는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이, 보이스피싱에는 ‘방조죄’ 개념이 적용될 수 있음을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어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함께 읽는 즐거움이 배가되었습니다.

<변호사 어벤저스 8>은 단순한 직업 동화를 넘어, 아이들에게 정의감과 법 감각을 심어주는 성장 동화라 할 수 있습니다. AI와 디지털 환경이 급격히 변하는 오늘날, 법은 더 이상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줍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는 스스로를 지킬 힘을 길러주고, 어른들에게는 아이들과 법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할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재미와 교육적 가치를 동시에 갖춘 이 시리즈는, 시대가 변해도 꾸준히 읽혀야 할 의미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