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하얀 발 씽씽 어린이 2
강정연 지음, 차야다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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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해내는 용기, 그 작고 커다란 성장 이야기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창이 되곤 해요.

요즘 아이는 ‘혼자서도 잘하는 것’에 자꾸만 관심을 두기 시작했는데요,

『공포의 하얀 발』은 그런 아이 마음에 쏙 들어온 책이었어요.

그림책과 본격적인 동화책 사이,

그 어딘가에서 스스로 책장을 넘기며 읽기 독립을 시작한 아이들에게

『공포의 하얀 발』은 정말 좋은 징검다리 같은 책이랍니다.



 

총 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모두 아이들이 일상에서 부딪히는 ‘작지만 진짜 같은’ 고민들을 담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웃음과 공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자립’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답니다.



🍴 [브로콜리가 좋아] – 좋아하는 것도 지나치면 탈나요!

첫 번째 이야기에서 호준이는 브로콜리를 너무 좋아해요.

급식 시간마다 친구들이 남긴 브로콜리까지 다 먹으며 행복해하지만,

곧 배가 아파오는 상황을 맞이하죠.

수업 중 꾸르륵거리는 배 소리에 당황한 호준이는 결국 화장실로 달려가고,

‘쉼표 방’이라는 공간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돼요.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는 껄껄 웃기도 하고,

진지한 얼굴로 호준이의 표정을 살펴보기도 했어요.

건강한 식습관은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내 몸을 돌보는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걸 아주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억지로 “이렇게 먹어야 해” 하는 훈계 대신,

‘왜 그래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이 인상 깊었어요.


 

😱 [공포의 하얀 발] – 두려움과 마주하는 작은 도전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포도는, 부모님과 따로 자기로 한 첫날 밤,

동생에게 들은 ‘공포의 하얀 발’ 괴담 때문에 잠자리가 무섭기만 해요.

엄마 아빠 방으로 돌아갈까 고민하다가,

씽씽 학교에서 가장 용감한 친구 연두와 함께 그 괴담의 실체를 추적하게 되죠.

이 장면들은 꽤나 긴장감 있으면서도 아이 눈높이에 딱 맞게 코믹하게 풀려 있어요. 귀엽고 발랄한 포도의 감정에 공감하며, 선아도 포도가 무섭지만 약속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이 멋지다며 조용히 감탄했어요. 책을 읽으며 느낀 무언의 응원 같은 것이 느껴졌다고 할까요?

‘혼자 자기’라는 작은 독립을 향한 걸음도, 아이들에게는 꽤 큰 도전이라는 걸 다시금 느꼈답니다.


 



🛏️ [이층 침대의 비밀] – 새로운 공간이 주는 심리적 독립

세 번째 이야기인 ‘이층 침대의 비밀’에서는 이제 막 이층 침대를 쓰게 된 아이들의 ‘자리 욕심’과 ‘공간에 대한 자율성’이 유쾌하게 펼쳐져요. 이층 침대 위에 올라가고 싶었던 솔아는 처음엔 무섭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공간을 점차 만들어가죠.

선아도 이 이야기를 읽으며 자기 방에 있는 벙커 침대에 대한 생각이 겹쳤는지, 한참을 웃다가 “나도 맨 처음 올라갈 때 좀 무서웠던 것 같아”라고 하더라고요. 공간의 주인이 된다는 감각은 아이에게 심리적 독립을 가져오는 중요한 경험이라는 걸 이 책이 잘 보여줍니다.

아이들이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기까지의 변화는 단순히 ‘잠자기’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죠.



 

🌱 작고 귀여운 도전을 응원하는 책

『공포의 하얀 발』은 무엇보다도 ’나도 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부드럽고 유쾌하게 건네는 책이에요. 삶의 일부가 되는 식습관, 무서움을 이겨내는 잠자리 독립, 자신만의 공간을 알아가는 마음까지, 이 모든 여정이 단지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아이의 오늘과 내일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졌어요.

그림도 익살맞고 생생해서, 아직 글밥이 많지 않은 책을 선호하는 아이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고요. 글과 그림 사이의 리듬이 좋아서 혼자 읽기에도 부담이 없었답니다.

조금씩 세상을 넓혀가며, 실수도 하고, 무서워도 하고, 욕심도 부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 그 과정을 너무도 사랑스럽게 담아낸 이 책 덕분에, 아이의 마음속 작은 변화가 오늘도 자라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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