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 아이들
김기수 지음, 박연옥 그림 / 윌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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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에도 계엄령이 내려졌어요!”

『정치하는 아이들』을 처음 펼쳤을 때, 저는 솔직히 놀랐어요.

‘계엄령’이라는 단어가 아이 동화 속에 등장할 줄이야. 너무 어렵고 무거운 얘기가 아닐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읽다 보니, 이야기는 묵직하지만 결코 어렵지 않았어요. 오히려 아이들 눈높이에 꼭 맞게 ‘정치’라는 걸 생활 속에서 녹여낸 방식이 정말 기발하고 따뜻하더라고요.

하루아침에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그리고 다음 날 교실에서 선포된 ‘김선생님법’.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이 교실 안의 ‘작은 사회 실험’은 단순한 수업 이야기를 넘어서, 우리 삶에 스며든 민주주의를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체험해 주지요.


 

“어린이도 정치의 주인공이 될 수 있어요”

책 속 주인공 하라는 시골 학교로 전학을 오며, 이상한 풍경을 마주합니다.

도서관 책도, 체험학습 장소도, 급식 순서도 ‘아이들이 스스로 회의하고 정한다’는 학교. 하라는 처음엔 믿지 못하죠. 저도 그랬어요.

‘정말 아이들이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바꾼다고?’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모든 과정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꼭 필요한 민주주의 학습인지 마음으로 이해되기 시작해요.

회의를 통해 불공정한 규칙을 바꾸고, 고학년과 저학년 사이의 갈등을 협상으로 풀어내고, 사라진 버스 정류장을 되찾기 위해 시청에 항의 편지를 쓰는 모습까지… 하나하나가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라 더 마음에 와 닿았어요.


책을 읽던 중, 선아가 책장을 덮고 한참을 조용히 있었던 장면이 있어요.

아이들이 회의에서 기부에 대해 찬반 의견을 나누고, 자신만의 입장을 고민하는 장면이었어요. 선아는 “기부를 싫어하는 건 나쁜 게 아닌 거구나”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표정만으로도 그런 걸 생각하고 있는 게 느껴졌어요.

어린 마음속에서 ‘다름’과 ‘설득’에 대해 배우는 그 작은 순간이, 엄마인 제게는 참 인상 깊었습니다.

이 책은 가르치는 대신 질문하게 만들어요. 그리고 아이 스스로 답을 찾아보게 합니다.



“진짜 민주주의는 회의실이 아닌 교실에서 시작돼요”

‘다모임’이라는 이름의 학생 회의는

아이들이 직접 규칙을 만들고, 잘못된 점을 고치고,

소수의 목소리도 놓치지 않기 위한 진지한 토론의 장이 되죠.

물론 갈등도 있고, 오해도 생깁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민주주의라는 걸 아이들이 몸으로 배우는 거예요.

엄마 입장에서 이 책이 특별했던 이유는, ‘정치’라는 단어가 더 이상 멀게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는 거예요. 정치는 어른들의 일이 아니라, 내 삶과 연결된 문제를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는 과정이라는 걸, 이 책은 정말 아름답게 보여줍니다.


“책을 덮고 나서, 우리는 새로운 질문을 시작했어요”

책을 다 읽고 나서, 선아와 저는 이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우리 집에도 다모임 만들까?”

“가족회의를 열어서 여름방학 계획도 같이 정해보면 어때?”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도 해볼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

그건 아마 이 이야기가 아이들만을 위한 동화가 아니라,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고 실천할 수 있는 삶의 교과서이기 때문이겠죠.



“정치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우리의 이야기예요”

아이들에게 정치를 알려주고 싶다면?

이 책이면 충분해요.

엄마인 저도 다시 한 번, 내가 사는 사회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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