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바람은 올까?
여름이면 유독 바람이 그리워지는 날들이 있어요.
살랑살랑 풀을 쓰다듬다 내 볼을 건드리는
그 바람이 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상상 속에서 이 그림책을 펼쳤습니다.
『바람을 잡을 거야』는 한솔 작가가
정성과 감성으로 쌓아 올린,
그림도 이야기마저도 사랑스러운 여름 추천 그림책이에요.
✔️ 계획형 두더지 씨, 평온한 일상에 찾아온 변수
이야기의 주인공은 통제력 강한 ‘계획형 두더지 씨’.
하루를 꼼꼼하게 계획해두고, 모자 수집을 취미로 삼고,
늘 시간표대로 움직이는 극강의 J형 두더지 씨죠.
그의 하루 중 가장 사랑하는 순간은
딱 정해진 시간에 땅 위로 올라가
시원한 바람을 맞는 거예요.
그런데 이 바람이 문제였어요.
바람은 늘 제멋대로!
두더지 씨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거나,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불어오거든요.
이 불규칙한 바람 때문에
완벽한 하루가 무너지자,
두더지 씨는 결심합니다.
“그래, 바람을 잡아 버리겠어!”
✔️ 덫으로는 안 되는 일, 바람은 바람대로
지렁이를 잡듯 덫을 설치한 두더지 씨.
그런데 덫에 걸린 건 엉뚱하게도 청설모 형제였어요.
청설모는 “덫 말고 커다란 주머니를 써보라”는 조언을 주고,
이후 족제비, 개구리, 고슴도치까지 등장해
각자 다른 방법을 소개해 줍니다.
하지만… 바람은 잡히지 않아요.
그 어떤 방법도 소용이 없다는 걸
두더지 씨는 점점 깨달아갑니다.
✔️ 선아의 반응: 바람은 기다리는 것
이야기를 함께 읽던 선아는
“바람이 우리 마음대로 안 되는 건 당연한 거잖아”라며
작은 웃음을 보였어요.
그러면서도 두더지 씨의 노력엔
은근히 마음을 쓰는 눈치더라고요.
그 순간, 아이도 느꼈을 거예요.
‘기다림’이라는 감정의 깊이와 따뜻함.
✔️ 새가 전한 한마디, 그리고 진짜 바람
바람이 잡히지 않아 지쳐가던 어느 날,
나무 위의 새가 조용히 말합니다.
“바람은 잡는 게 아니야.”
짧지만 깊은 이 한마디가
두더지 씨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해요.
이제 그는 바람을 억지로 쫓지 않기로 해요.
숲속 친구들과 함께 나무 그루터기에 모여 앉아
조용히, 느긋하게 바람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마침내,
바람은 옵니다.
기다린 만큼 더 시원하고,
친구들과 함께여서 더 행복한 바람.
✔️ 평생 곁에 두고 싶은 그림책
『바람을 잡을 거야』는
아이들에게는 기다림의 미덕과 인내심,
어른들에게는 삶의 속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진정한 평생 그림책이에요.
📌 그림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연필, 색연필, 오일파스텔, 물감 등
다양한 재료를 겹겹이 쌓아 올린 따뜻한 색감은
디지털에서는 절대 구현할 수 없는 손맛이에요.
두더지 씨의 동그란 안경과 진지한 눈빛,
낑낑거리는 족제비, 조용히 지켜보는 개구리까지—
모든 장면이 살아 있어요.
매 장면이 사랑스럽고 힐링되는 순간들.
✔️ 엄마의 시선으로 보는 이 책의 진짜 가치
스토리, 그림, 주제까지 삼박자를 갖춘 여름 추천도서예요.
여름밤, 선선한 바람을 기다리며 아이와 함께 읽으면
마음도 선선해지고, 아이의 질문도 깊어져요.
아이처럼 지금도 ‘바람을 잡으려는 어른들’에게도
이 책은 작은 속삭임을 건넵니다.
“그건 기다리는 거야. 마음을 여는 순간에 찾아와.”
바람은 기다리는 거야.”
두더지 씨가 알려주는 여름의 지혜🍃
『바람을 잡을 거야』, 평생 곁에 두고 싶은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