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뚜벅이 시점 세계여행 - 인생의 경험치는 걸음 수에 비례한다
송현서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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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떠난 세계여행, 그 따뜻한 기록

『전지적 뚜벅이 시점 세계여행』은 단순한 세계 여행책이 아닙니다. 첫 장을 넘기자마자, 저는 이 책이 누군가의 삶을 고스란히 담은 여행에세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어요.

자동차도, 번쩍이는 호텔도 등장하지 않아요. 대신 ‘뚜벅이는 윤슬’이라는 이름처럼, 걷는 여행자가 되어 발로 밟은 골목, 눈으로 담은 풍경, 마음으로 남긴 순간들이 조용히 말을 걸어옵니다.



“나 빼고 모두가 다녀온 도시” 파리, 나도 가볼 걸 그랬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프랑스 파리 여행기였어요. 저자 윤슬은 주변에서 너무 많은 후기를 들었기에 오히려 프랑스를 미뤘다고 해요.

지저분하다는 말, 실망했다는 후기들.

그런데 직접 가보니, 루브르 박물관에서 마주한 명화들, 뤽상부르 공원에서 바게트를 먹던 여유로운 순간들, 디즈니랜드에서의 설렘까지… 결국 파리에 반하고 맙니다.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을 너무 쉽게 단정 짓지 말자.”

여행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꼭 기억하고 싶은 말이었어요.




계획형 여행자가 무계획에 도전하면 생기는 일들

여행지에서 저자는 종종 예상 밖의 상황들과 마주해요. 피렌체에서 펀칭하지 않은 기차표로 곤란을 겪고, 상하이에선 결제 앱이 열리지 않아 진땀을 흘립니다.

그럴 때마다 윤슬은 당황하거나 짜증을 내기보다, 그 순간을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줘요. 결국 버킷리스트 여행책이란, 특별한 순간보다 그런 작은 변수들 속에서 삶의 진짜 표정을 발견하는 책이 아닐까요?


 


사진 한 장, 글 한 줄이 선물처럼 느껴지는 순간

이 책은 사진 여행 책으로도 훌륭해요. 문장과 사진이 어우러져 있어 마치 감성 포토에세이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죠.

예를 들어, 요르단 와디 럼 사막에서는 인터넷도 안 되고, 도시의 소음도 들리지 않는 완벽한 정적 속에서 오직 자연과 나만 존재해요.

그 장면을 읽으며 저는 한참을 멍하니 상상했어요. 아무 소리도 없이, 붉은 모래만 펼쳐진 그곳에서 진짜 나를 마주하는 여행.

요르단의 와디 럼은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곳이기도 했고, 언제 한 번 꼭 떠나보고 싶은 저만의 여름휴가 책 속 여행지로 자리 잡았어요.


 



치앙마이에서의 디지털 노마드, 그 낯선 일상

또 하나의 포인트는 태국 치앙마이 여행기였어요. 윤슬은 이 도시를 여행이 일상이 된 사람들의 공간이라고 표현해요. 매일 일하고, 밥 먹고, 시장 가고, 일과 여행 사이를 넘나드는 느슨한 삶.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때론 이처럼 가볍고 자유로운 일상이 참 부럽더라고요. 치앙마이 편을 읽으며 한동안 잊고 지냈던 ‘나만의 시간’이 간절해졌어요.

겨울이 되면 다시 펼쳐보고 싶은 겨울휴가 책이기도 해요. 따뜻한 나라, 낯선 거리, 그리고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을 다시 떠올리게 해줄 것 같아요.


 


걸음이 쌓여 만든 삶의 기록

이 책은 여느 에세이 추천 목록과는 달리, 독자에게 질문을 던져요. “당신은 어떤 여행을 하고 있나요?”, “어떤 삶을 살고 있나요?”

한 장, 한 장 넘기며 어느새 저는 세상을 향해 한 발 더 내딛고 싶은 마음을 품게 되었어요. 지금 떠나지 못하더라도 괜찮아요.

책 속의 여행기를 통해 마음은 이미 떠나 있으니까요.


 


여행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전지적 뚜벅이 시점 세계여행』은 여행을 좋아하는 분뿐 아니라, 지친 일상 속 작은 탈출구를 찾는 분에게도 정말 잘 어울려요.

세계 21개국 25개 도시를 다녀온 기록이지만, 결국 이 책은 삶을 여행처럼 살아낸 이야기였어요. 그러니 오늘 하루가 조금 고단하더라도, 이 책을 꺼내서 한 페이지만 읽어보세요.

다시 마음이 따뜻해지고, 작은 모험을 꿈꾸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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