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자리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2
신순재 지음, 이영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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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곳, 낯설지 않은 온기

책을 펼치자마자 마음이 일렁였다.

초록이 가득한 표지. 나무 그림자의 결이 눈처럼 고요히 드리운 흙길.

그 위를 자전거를 타고 조심스레 지나가는 아이의 모습은 마치 “조금은 떨리지만 괜찮아”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림책 제목은 『가장자리』.

조심스럽고도 따뜻한 단어.

‘가장자리’라는 말은 어쩐지 마음속 어딘가에서 조용히 울렸다.



 

🍂 가장자리에서 시작된 마음의 움직임

새로 이사 온 동네. 아직 친구도 없고, 모든 것이 낯선 어느 여름날.

아이의 발길은 학교 운동장의 **‘가장자리’**에 멈춘다.

한가운데는 두렵고 낯설다.

하지만 운동장 끝, 나무 그늘 아래 가장자리는 고요하고 조심스레 품어주는 공간이다.

그곳에서 아이는 꽃을 발견하고, 바람개비를 따라 솔밭을 달린다.

바다의 끝자락에 발을 담그고, 옆집 할머니의 눈인사를 받으며

서서히 마음이 가장자리에서 중심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 그늘 아래 피어난 다정한 연결

선아도 처음 책을 읽을 때 “나도 가끔 운동장 모퉁이가 더 좋아.”라고 했다.

활짝 열려 있는 넓은 공간보다, 그늘진 가장자리가 더 편안하다는 것.

어쩌면 모든 아이들은 가장자리를 먼저 경험하며 자라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감정을 꺼내어 보여준다.

단짝 친구가 준 편지를 꺼내 보고 눈시울이 붉어지던 아이의 마음,

어제와 똑같은 자리에 다시 섰지만, 오늘은 혼자가 아닌 자리가 되었다는 변화.

그 섬세한 감정의 결을 따라가며 독자는 자연스레 아이와 함께 자란다.


 


☀️ 가장자리도 가장 좋은 자리가 된다

이야기의 끝에서 가장자리는 심심한 자리가 아닌 ‘가장 두근거리는 자리’로 바뀐다.

그 자리는 새로운 친구를 만난 자리이자, 스스로를 받아들인 자리이다.

“가장자리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가 되는” 그 순간,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인 나도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졌다.

✍️ 가장자리에서 바라본 우리 아이의 여름

그림책을 덮고 난 뒤 선아는 말없이 그림을 한 장 한 장 다시 넘겼다.

특히 바다 가장자리 장면에서 오래 머물렀다.

선아에게도 ‘가장자리’는 단순한 끝이 아닌 마음을 준비하는 곳으로 다가온 듯했다.

그림책 한 권이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걸 보며,

이야기가 품은 힘이 얼마나 깊은지를 새삼 느꼈다.



 

💚 그림이 전하는 서늘하고 포근한 여름

이영채 작가의 그림은 색연필 특유의 결을 살려 여름의 공기를 그대로 담아낸 듯하다.

초록의 그늘, 바람의 결, 따사로운 햇살이 화면 위에 살아 움직인다.

아이의 작은 표정 변화조차 놓치지 않고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도 아이가 되고, 운동장 가장자리에 서게 된다.


 


📌 마무리하며

『가장자리』는 소란스럽지 않지만 깊은 감정을 건네는 그림책이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 관계의 시작, 다정한 연결,

그리고 결국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자리를 찾는 과정.

이 책은 지금 마음의 가장자리에서 서성이는 우리 모두에게 말해준다.

“지금 그 자리가, 그 여름날이, 언젠가 가장 좋아지는 순간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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