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그늘 아래에서 피어난 조용한 정의
『느티나무 재판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시끄러운 드라마도, 눈물샘을 자극하는 큰 사건도 없지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고, 어느새 마음속 깊은 곳이 울컥해지는 그런 책. 오랜 친구가 들려주는, 아주 소중한 사람의 추억을 듣는 기분이랄까요?
이 책은 실존 인물인 헌법재판관 문형배의 어린 시절을, 친구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따라가는 동화예요. 어린 시절 형배는 ‘책밖에 모르던 아이’였대요. 친구가 보기에도 조용하고, 말이 많지 않지만, 마음만은 아주 뜨거운 아이. 물려받은 교복에 달린 다른 사람의 이름표조차 고맙게 여기며, 책을 품에 꼭 안고 진흙길을 달려가던 아이. 그리고 그 아이는 결국, 법과 사람 사이의 균형을 따뜻하게 고민하는 헌법재판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