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의 봄 책고래아이들 54
민승희 지음, 한담희 그림 / 책고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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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처럼 다가온 친구, 오월이

책장을 넘기자마자 기분 좋은 따뜻함이 훅—하고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오월이의 봄』은 반려견 오월이와 나리 학교 1학년 아이들의 하루하루를 다룬 동화책인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단순한 ‘강아지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우정의 이야기’이고, ‘성장의 이야기’였으며, 어쩌면 ‘마음을 열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이야기였다.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은 요즘 아이들에게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족’ 그 자체다. 그래서일까. 우리 선아도 책을 읽는 내내 “오월이가 우리랑 같이 살면 좋겠어”라며 오월이에게 마음을 쏙 뺏겨버렸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려진 이야기는 선아의 마음을 자꾸 간지럽히고, 어느새 읽는 나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 오월이와 나리 학교 1학년들의 첫 만남

이야기의 시작은 봄날처럼 풋풋하고 싱그럽다. 눈처럼 하얀 털을 가진 점박이 강아지 오월이는 교장 선생님 댁 반려견인데, 매일 학교 가는 길에 아이들을 기다린다. 민이, 진석이, 그리고 반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오월이에게 다가간다. 누군가는 간식을 건네고, 누군가는 관심 없는 척 살짝 눈길을 준다. 그렇게 조금씩 서로의 마음을 열며 친구가 되어 간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선아도 아이들과 오월이가 친해지는 모습이 “진짜 너무 귀엽고 진짜 있었던 이야기 같아”라며 계속 웃음 지었다. 그 웃음은, 마치 자신이 직접 오월이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온 듯한 공감의 미소였다.


 


🧦 새 운동화와 마음의 거리

책 속에서 민이의 새 운동화를 오월이가 물어가면서 벌어지는 작은 소동은, 아이들과 동물이 함께하는 현실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때론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때론 속상한 일도 생긴다. 하지만 이 소동을 통해 아이들은 용서하고 이해하는 법,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가는 법을 배운다.

선아도 이 장면에서 “오월이가 나쁜 건 아닌데 그냥 신났던 것 같아”라고 했다. 단순한 행동 하나에도 아이는 동물의 마음을 읽으려 노력했다. 책은 그런 감정의 움직임을 아이들 안에서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 사계절을 함께 살아가는 친구

책은 봄부터 시작해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으로 이어진다. 오월이와 아이들은 계절 속에서 함께 성장하고, 때로는 떨어져 있다가도 다시 만나며 끈끈한 우정을 다져간다. 운동회에서 숨이 턱까지 차도록 함께 달리던 날, 몰래 따라 나섰다가 혼쭐이 난 출장 사건, 그리고 눈 오는 날 만들어진 눈 강아지까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만이 아니라 오월이도 함께 자라는 게 느껴진다. 아이들의 말과 행동, 오월이의 반응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져 책장을 넘길수록 웃음과 함께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 반려동물과 마음으로 소통한다는 것

『오월이의 봄』은 단순한 동물 이야기로 그치지 않는다. 아이들은 말로 하지 않아도 몸짓과 눈빛으로 오월이와 마음을 나눈다. 그 안에서 생명을 대하는 태도, 다른 존재를 향한 책임감, 그리고 정서적 공감력이 스며든다.

선아는 책을 덮은 뒤 한참 오월이 얘기를 했다. 그리고는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길고양이에게 “춥지 않으려나?” 하며 발걸음을 멈췄다. 오월이와의 만남은 선아 안에 그런 ‘멈춤’과 ‘생각’을 남겼다.



 

🌼 함께 웃고 함께 자라는 이야기

『오월이의 봄』은 화려하지 않지만, 책 한 권이 끝날 때까지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따뜻한 이야기다. 아이와 반려동물의 눈높이를 그대로 살린 문장들과 포근한 그림은 어른인 나조차도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을 들게 한다.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고, 생명을 대하는 자세까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책. 선아와 나는 이 책 덕분에 ‘서로 다가서는 용기’와 ‘소소한 일상이 주는 깊은 울림’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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