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그림책이 만든 작은 기적
『문해력 휘어잡는 그림책의 힘』을 읽고
아이와 책을 마주 앉는 일이 쉽지 않았던 날들이 있었어요.
“엄마, 몇 쪽만 읽으면 안 돼?” “재미없어.” “다음에 읽자.”
책은 늘 어딘가 모르게 무거운 숙제처럼 느껴졌죠.
한글은 빨리 뗐지만, 긴 글은 꺼리는 선아를 보며
‘혹시 우리 아이가 책을 싫어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어요. 그런 저에게 『문해력 휘어잡는 그림책의 힘』은
‘아, 내가 아이의 책 읽기를 너무 어른의 방식으로 바라봤구나’ 하고
마음을 내려놓게 해준 고마운 책이었어요.
이 책은 말 그대로 그림책의 힘을 말해줘요.
단순한 그림책 추천이 아니라, 그림책을 통해 아이가 어떻게 사고하고,
이해하며, 결국 문해력이라는 본질적인 힘을 갖추게 되는지를
엄마의 언어로 차근히 풀어줍니다.
글밥 많은 책을 억지로 읽히는 것이 문해력을 키우는 길이 아니라,
짧고 재미있는 그림책 안에 숨어 있는 ‘읽기의 씨앗’을 발견하라는 말이
얼마나 따뜻하게 다가왔는지 몰라요.
특히 ‘그림책은 국어 실력뿐 아니라 전 과목의 기초 체력’이라는 말이
깊이 남았어요. 수학 문제도, 과학 탐구도 결국은 문장 이해에서 시작된다는 거죠. 단순히 책 읽기가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독서를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책은 월별 테마와 연계된 그림책 목록과 활동까지 함께 제시해요.
마치 계절별 독서 놀이 가이드를 받은 것처럼, 봄에는 꽃과 올챙이 이야기를,
여름엔 과일과 모기 이야기로 아이와 소통할 수 있죠.
일상 속에서 책과 놀이를 연결하니 책이 더는 ‘책상에 앉아 읽는 것’이 아니라,
‘삶과 이어지는 이야기’로 느껴졌어요.
선아도 흥미롭게 따라왔어요. 특히 ‘가족을 이해해요’ 편을 읽고 나선
“엄마, 우리 가족 책도 만들 수 있어?” 하며
자신만의 그림책을 만들자고 하더라고요.
책은 그렇게 아이의 질문을 끌어내고, 표현의 장으로 이어졌어요.
아이의 작은 말 한마디가,
독서가 ‘자기 이야기’가 되었음을 알려주는 순간이었어요.
책 속에는 연령별 독서법,
성향에 따른 접근법, 유·초등 교육과정 연계법까지 정말 꼼꼼히 담겨 있어요.
무엇보다 좋았던 건, ‘책을 억지로 읽히지 말라’는 따뜻한 조언이었어요.
때로는 아이가 책장을 넘기지 않아도,
그림 하나만 오래 들여다봐도 괜찮다고요.
그 한 장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 생각, 질문이 더 깊은 이해를 만들어낸다고요.
엄마로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지만,
때로는 성과 중심의 조급한 마음에 “왜 이렇게 느려?”
“이 책은 언제 다 읽지?” 하며 아이를 재촉하곤 했어요.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저에게 “괜찮아요, 지금 잘하고 있어요”라고
말해주는 느낌이었어요.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드는 건,
좋아하는 그림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고 말이에요.
『문해력 휘어잡는 그림책의 힘』은 엄마가 먼저 그림책의 세계를 이해하고,
아이와 함께 마음을 열어가는 여정이에요.
나에게, 우리 아이에게 맞는 그림책을 만나고,
그 속에서 아이가 스스로 읽고 질문하고, 상상하는 힘을 키워가는 길.
매일 10분 그림책 시간, 선아와 저는 오늘도 책을 펼쳐요.
그것이 내 아이 공부의 시작이자, 우리가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