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고모
최해영 지음 / 하우어린이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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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를 처음 마주했을 때,

선아와 나는 동시에 “고모 진짜 무서워 보여!” 하고 외쳤어요.

삐죽 나온 입, 짧고 단단한 머리,

그리고 인상을 잔뜩 찌푸린 호랑이 같은 고모의 모습은 첫인상부터 아주 강렬했죠.

선아는 고개를 갸웃하며 “진짜 고모가 호랑이처럼 생겼네~”라며 웃었고요.

그런데 책장을 넘기며 점점 이야기에 빠져들수록 그 웃음은 묘하게 잔잔해지고,

어느 순간엔 약간 울컥해지기도 했어요.



 

📖 무서운 고모와 함께 살게 된 아이

주인공 아이는 어느 날부터 어리광 하나 안 통하는 고모와 지내게 됩니다.

“밥 먹을 땐 조용히!”, “장난치지 마!”라는 말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쏟아지고,

고모는 웃지도 않아요. 아이는 그저 빨리 집으로 돌아가길 바랄 뿐이었어요.

이 부분에서 선아가 “진짜 나 같으면 울었을 것 같아”라며 조용히 중얼댔어요.

낯선 환경에 혼자 던져진 아이의 마음에 자연스레 이입했던 거죠.


 



💬 그 속에 담긴 다정함의 씨앗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모는

무서운 사람만은 아니라는 게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엄격하지만 늘 아이를 챙기고,

불편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손길은 무심한 듯하면서도 세심해요.

“내일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라는 말에는

하루를 챙겨주는 고모의 생활 리듬이,

“이불은 반듯하게 개어 놨어?”라는 말엔 혼자서도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겠죠.

우리가 어릴 때 만났던, 조금은 무서웠던 어른들이 떠올랐어요.

그땐 그냥 무섭기만 했는데,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죠.

그분들의 ‘단단한 사랑’이 우리를 키웠다는 걸.



 

💞 아이는 결국 사랑을 알아차립니다

책의 후반부, 드디어 집으로 돌아가게 된 날.

아이는 고모의 다정한 얼굴을 마주하게 돼요.

너무 익숙했던 잔소리, 그 속에 담겨 있었던 따뜻함을 아이는 그제야 느낀 거죠.

“고모는 사랑을 진짜 잘 숨기는 사람이네.” 선아의 이 말이 참 인상 깊었어요.

말보다 행동, 눈빛보다 마음으로 주는 사랑이 고모에게는 분명 있었던 거예요.


✨ ‘호랑이’ 같지만, 마음은 ‘고슴도치’

이 책은 ‘훈육’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든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때론 아이를 위해 엄하게 말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나도 혹시 호랑이 고모처럼 보일까?” 하고 걱정하게 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엄격한 사랑도 결국은 진심으로 닿을 수 있다는 위로를 받게 됩니다.


 


🌿 마음이 물드는 그림책

『호랑이 고모』는 단순히 ‘무서운 고모 이야기’가 아니에요. 익숙한 일상 속에서 조금씩 변화해가는 감정,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천천히 알아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냅니다. 선아는 책을 다 읽고 나서 “고모랑 또 같이 살고 싶을지도 몰라~” 하고 말했어요. 그건 이 책이 선아 마음속에 작은 변화의 씨앗을 심었다는 뜻이겠지요.


 


🧡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들

• 아이의 말보다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 어른

• 잔소리로만 마음을 전하고 있다고 느끼는 부모님

• 혼자서 감정 조절이 어려운 어린이

•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좋아하는 누구든

가족 안에서,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게 풀어낸 이 책은 참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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