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자른다고요? 그것도 몰래?
처음 『달빛 그림자 가게』 시리즈를 만났을 때,
이 기발한 상상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림자를 사고팔고, 그 그림자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설정은
초등 판타지 동화라고 하기엔 꽤 철학적인 질문을 던졌고,
무엇보다 매 권마다 등장하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따뜻하면서도 묵직했죠.
이번 5권은 그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이야기였기에,
책장을 넘기는 손끝이 아쉬움으로 묵직했어요.
그동안 행방불명된 동생 ‘재이’를 찾기 위한 재오의 모험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장면에서는,
우리 아이 선아도 “엄마, 나 진짜 울 뻔했어…“라고 말할 만큼 몰입했답니다.
이번 권에서는 단순한 모험을 넘어,
“진짜 어둠은 어디서 오는 걸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더라고요.
암랑이라는 존재를 단순한 악당으로 보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사연과 깊은 상처가 있었으니까요.
마을 사람들은 예언에 따라 그를 멀리했고,
결국 그 외로움은 어둠이 되어 세상을 위협하게 되었죠.
아이들도 이런 이야기를 통해 “선입견”과 “편견”이라는
낱말의 무게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 같아요.
선아 역시 암랑이 무섭기보단
“불쌍했어. 친구가 없어서 슬퍼 보였어.“라고 말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이제는 성장한 재오와 세희가 마지막 손님을 맞이하면서,
“진짜 이별”을 준비한다는 부분이었어요.
어릴 땐 헤어짐이 슬픔 그 자체지만,
누군가와 함께한 시간이 나를 키웠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한 뼘 더 자라게 되죠. 재오와 세희도 그랬고, 책을 읽은 선아도 그랬어요.
아이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재오가 점점 어른이 된 것 같아”라고 말했는데,
저 역시 그 성장이 참 반갑고 뭉클했답니다.
이번 5권에서는 그간 등장했던 손님들,
그리고 그림자의 모습으로만 있던 홍, 청, 록까지 모두 다시 만나볼 수 있어요.
피날레답게 등장인물 총출동! 그야말로 판타지 동화 속 어벤져스 같았어요.
선아는 “록 진짜 귀엽다~ 나도 그림자 친구 있었으면 좋겠어!” 하며
책 속으로 뛰어들고 싶어 하더라고요.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우리 모녀는 서로에게 이런 질문을 했어요.
“그림자가 있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어?”
선아는 “할머니가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라고 했고,
전 그냥 그 아이의 따뜻한 마음이 이미 그림자보다 더 빛나보였어요.
『달빛 그림자 가게』는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어른인 저에게도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을 선물해준 동화였어요.
마지막 책이지만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처럼 느껴졌답니다.
언젠가 다시 달빛 그림자 가게의 문이 열리길 바라며,
이 감동의 기록을 남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