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네 기분은 어때?”
선아에게 이 질문을 던지자,
고개를 갸웃하더니 말없이
『감정 스티커』 뒷표지의 30가지 토끼 표정을 한참 들여다봅니다.
그리고는 토끼 하나를 가리키며 웃더라고요.
“이거! 지금 딱 내 표정이야!”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감정을 이름 붙이고 알아차리는 일, 생각보다 쉽지 않지요.
어린이에게는 더더욱요.
감정이 뭔지도 제대로 모르는 채 “착하게 굴어야 해”,
“화를 내면 안 돼”라는 말만 반복해서 들으니
아이 마음속은 더 혼란스러울 수밖에요.
『감정 스티커』는 엄마의 재혼이라는 조금은 무거운 주제로 시작하지만,
분위기는 무겁지 않아요. 주인공 채윤이의 감정은 현실적인 공감을 주고,
이야기의 흐름은 마치 한 편의 판타지처럼 흥미롭게 흘러갑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뽑기봇, 그리고 마음을 조절해주는 스티커라니!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딱이죠.
채윤이의 혼란스러운 마음, 우리 아이들도 비슷하게 겪고 있을 거예요.
친구가 속상하게 했을 때, 엄마 아빠가 다투는 걸 봤을 때, 새로운 환경이 낯설 때.
그럴 때 내 마음이 어떤지조차 모를 수 있어요.
이 책은 그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감정 사용 설명서 같았어요.
✔️ 채윤이는 ‘착한 마음’ 스티커를 붙이자 착한 행동을 하고 칭찬을 받죠.
✔️ ‘용기 있는 마음’ 스티커로는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걸 수 있었고요.
✔️ 반대로 ‘차분한 마음’ 스티커 때문에 냉정한 말이 튀어나오기도 해요.
이 장면에서 선아가 말했어요.
“엄마, 차분하다는 게 꼭 좋은 건 아니구나?
기분이 좋을 땐 말이 예쁘게 나오는데,
감정이랑 다르게 행동하면 오히려 더 이상한 느낌이야.”
그 말이 참 인상 깊었어요.
감정과 행동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걸 잘 알기 위해선 내 마음을
정확히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아이 스스로 깨달아가고 있었거든요.
『감정 스티커』는 단순히 감정을 나열하고 설명하지 않아요.
‘감정 조절’이라는 개념도,
딱딱한 교훈이 아닌 따뜻한 이야기와
재미있는 설정으로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부담 없이 공감하고,
웃으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볼 수 있어요.
책 뒤표지에 실린 30가지 토끼 표정도 정말 훌륭한 장치예요.
선아는 매일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 토끼 표정을 고르며
“오늘 나는 이 기분이야”라고 말해요.
때로는 “엄마, 이건 오늘 학교에서 친구가 이런 표정이었어”라며
상대방의 감정도 말하게 되죠.
이 작은 스티커와 토끼 그림 하나가 대화의 다리를 놓아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 책이 ‘감정을 억누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착한 마음이든, 미워하는 마음이든, 모두 나의 진짜 감정이라는 걸 인정해줘요.
스티커를 붙이면서 알쏭달쏭했던 마음이 하나씩 정리되고,
채윤이도 결국 ‘진짜 내 마음’을 찾아가요.
선아 역시 “나는 요즘 걱정이랑 기대랑 같이 있어.
마음 속에 두 가지 기분이 같이 있을 수도 있는 거구나”라고 말했어요.
이 책은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감정 수업이었고,
엄마인 저에게도 내 아이의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보게 해준 따뜻한 거울이었습니다.
📌 감정이 뭔지 알 수 없다고 느끼는 아이에게
📌 복잡한 환경에서 마음이 엉킨 우리 아이에게
📌 그리고 더 깊이 아이의 마음을 알고 싶은 부모님께
『감정 스티커』를 꼭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