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완벽한 방법 나무자람새 그림책 33
가브리엘라 발린 지음, 안나 아파리시오 카탈라 그림, 김여진 옮김 / 나무말미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과 매일 아침을 시작하며 느끼는 감정은 무척 다양해요.

가끔은 피곤하고, 가끔은 감동적이고,

또 가끔은 “아, 오늘은 좀 버거울 수도 있겠다” 싶은 날도 있죠.

그런 날엔 말썽 한 방이 하루를 통째로 흔들기도 하고요.

그러던 어느 날, 선아와 함께 펼쳐 본 그림책 한 권이 있었어요.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죠.

《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완벽한 방법》.



 

『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장난기 가득한 아이의 장난 노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연 어떤 말썽꾸러기 이야기가 펼쳐질까 기대되면서도,

동시에 이 제목 속에 담긴 의미가 궁금해졌죠.

단순히 웃긴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책장을 넘기며 점점 아이들의 속마음과

어른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깊이도 느껴졌어요.

유쾌하고 발칙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았어요.

아이와 함께 읽으며 웃기도 하고, 생각에 잠기기도 했던 책이에요.


이 책은 첫 장부터 정말 ‘엉뚱한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어요.

마치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비밀 작전 노트를

몰래 훔쳐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예요.

아이들이 선생님을 진심으로(!) 화나게 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유쾌하고 기발하게 펼쳐지는데요,

예를 들면 수업 시작과 동시에 단체로 졸기, 수학 시간에 체육을 하자고 우기기,

아무 때나 뮤지컬 공연 시작하기, 심지어 갑자기 알레르기 연기하기 등…

진짜 “이렇게까지 하면 선생님 진짜 화나지 않을까?”

싶은 상황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고,

선아도 꺄르르 웃으며 “엄마, 이거 나도 해보고 싶었어.

특히 갑자기 뮤지컬 하는 거 진짜 재밌을 것 같아!” 하더라고요.

아이는 순수한 상상 속에서 장난을 발견하고,

저는 그 장난 속에 담긴 아이들의 마음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책의 마지막에는 ‘분노 단계별 처방전’이라는 기발한 장치가 나와요.

선생님의 화남 지수를 측정하고,

그에 따라 맞춤형 대처법(?)이 나오는 장면은 어른인 저도 ‘크크’ 웃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단순히 웃기기 위해 만든 장치가 아니란 걸 금세 알 수 있었어요.

이 책이 정말 말하고 싶은 건 “아이들의 장난 속에는

관심받고 싶은 진심이 담겨 있다”는 것.



 

사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예민하게 어른들의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가끔 엉뚱하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할 때가 있죠.

그것이 선을 넘을 때도 있지만,

알고 보면 “나를 좀 봐 주세요”라는 사인이기도 해요.


 



선아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조용히 말했어요.

“엄마, 선생님도 힘들겠지?

우리 반 친구들도 장난칠 때 보면 진짜 신난 얼굴인데…

가끔은 선생님도 같이 웃어주면 좋겠어.”

이 말에 저도 잠시 멈춰 생각했어요.

아이들의 장난은 때로는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는 걸요.



《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완벽한 방법》은 단지 유쾌한 그림책이 아니에요.

아이들의 웃음 너머에 있는 진심을 발견하게 해주는 그림책이에요.

선생님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래, 나도 저런 일 겪었지!” 하며 공감할 수 있고,

아이들은 “어? 나도 이런 장난 해봤는데!” 하며 웃을 수 있어요.

어른과 아이가 같은 페이지에서 웃는 경험,

그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 아이의 장난 속에서 창의력과 표현력을 발견하고 싶은 선생님,

또는 아이의 ‘엉뚱한 사고’에 너무 지쳐

잠시 숨 고르기가 필요한 부모님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유쾌한 장난 속에서도 따뜻한 공감이 살아 숨 쉬는 그림책.

이 한 권이 교실과 가정 모두에 작은 웃음꽃을 피워줄 거예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